◎국방·내무·보안등 주요부처 장악/대아르메전·서방관계 악화 우려구 소련의 회교공화국중 하나인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해온 민선정부가 군부반란으로 붕괴된뒤 1일 좌익 보수정권이 출범했다.
아제르바이잔 의회는 반란군을 대표하는 수레트 후세이노프 대령(35)을 신임 총리로 지명하고 국방 내무 보안 등 3개 부처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쿠데타를 사실상 승인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직접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된 아불파즈 엘치베이 민주정권은 출범 1년여만에 붕괴됐다.
후세이노프가 이끄는 반정부군은 지난 6월4일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인 갼자시에서 엘치베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수도인 바쿠까지 진격,아제르바이잔 전역을 내전위기로 몰아넣었다.
이 와중에서 엘치베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아제르바이잔내 자치공화국인 나히체반으로 도피했으며 아제르바이잔 의회는 전 공산당 제1서기인 게이다르 알리예프(70)를 최고회의 의장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정부군과 반란군간의 중재를 맡겼다.
하지만 후세이노프의 반정부군은 이미 대세를 장악한데다 정부군 일부가 반군에 동조함에 따라 후세이노프가 자연히 신임 총리로서 전권을 쥐게 됐다.
알리예프 대통령 권한대행도 의회서 『아제르바이잔의 국토를 수호하고 군을 총괄할 인물은 후세이노프 밖에 없다』며 그를 총리로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알리예프후세이노프」 정권이 탄생함에 따라 아제르바이잔은 민주세력이었던 「구국인민전선」이 제거되고 좌익성향의 보수주의세력과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1년간 초인플레와 물자부족으로 경제가 혼란에빠졌으며 「제2의 레바논」이라 일컬어지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를 놓고 인근 기독교 공화국인 아르메니아와 끝없는 전쟁을 해왔었다.
특히 아르메니아는 최근 총공세를 펴 나고르노 카라바흐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도 일부 점령하면서 아르메니아와 평화공존을 주장해온 엘치베이 대통령 정권은 곤경에 빠졌다.
엘치베이는 미국과 터키 등 서방국가들이 지지했던 인물이었으나 끝내 대통령직에서 축출됨으로써 아제르바이잔과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아제르바이잔내 유전지대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철수를 고려하는 등 엘치베이 정권몰락에 우려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
더욱이 민족주의세력의 재집권으로 아르메니아와의 전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해 대규모 유혈사태 및 심각한 난민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신임 후세이노프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엘치베이의 실정으로 국토의 일부를 아르메니아에 빼앗겼다』며 『영토를 수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련한 보수주의자와 신예 극단적 민족주의자가 아제르바이잔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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