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성능좋은 러제 미그 29기 눈독/말련,미 반대로비 불구 전격 구매발표냉전종식후 오히려 군비경쟁이 가속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지역은 무기시장의 판도에 일대 파란이 일고 있다. 미국 무기체제하에 놓여있던 동남아 전투기시장에서 러시아의 미그29 전투기가 처음으로 「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차세대전투기 선정을 놓고 고심하던 말레이시아가 최근 모두 18대의 미그 29기를 러시아로부터 구매키로 최종 결정하고 곧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말레시아는 미국으로부터도 F18 호네트전투기 8대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다분히 미그29 구매에 따른 「보상」의 성격이 강하다.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이 최첨단무기인 토마호크미사일로 이라크를 공격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발표돼 미묘한 정치적 의미를 지니면서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회교국인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이라크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싱가포르의 비지니스 타임스지는 『동지들이 양키를 물리쳤다』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함으로써 미국에 모욕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동남아의 거의 모든 국가가 성능도 우수하고 값이 싸며 공급조건이 좋은 러시아제 무기,특히 미그29기에 눈독을 들이자 미국은 러시아의 동남아무기 시장침투를 막기위해 맹렬한 로비를 전개했으나 결국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말레이시아의 미그기 구입결정은 태국 필리핀 등 다른 아세안국가들이 미그29기 구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시기에 이뤄져 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태국 공군당국은 오는 8∼9월 러시아에 무기구입 협상을 위한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싱가포르도 미그29기에 장착된 최첨단 특수전자시스템의 제작에 공동으로 참가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아세안국가들이 미그29기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성능면에서 결코 미국 전투기에 뒤떨어지지 않고 ▲값이 상대적으로 싸며 결재조건도 생필품공급 등 바터제가 가능하며 ▲조종사훈련,부품 및 무기공급,수리,유지관리,기술이전 등 여러면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지역협력체제로 묶여있기는 하지만 회원국끼리의 무력충동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상공에서 미그기등장은 다른 주변국가에 긴장을 불러 일으키면서 미그기 구매경쟁을 야기시킬 가능성도 있다. 바야흐로 동남아 무기시장에서 「미국의 독점시대」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