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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넘어선 정보활동(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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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넘어선 정보활동(사설)

입력
199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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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군사기밀을 입수한 일본 후지TV 시노하라 서울지국장은 자국 군사전문지에 기고한 외에 일부 군사관계 문건을 전 주한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넘겨줬고,두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사실도 드러나 「취재차원」을 넘어선 국면까지 보이고 있다.시노라하씨의 북한방문은 87년 7월 일본 사회당 의원들을 방북 및 91년 1월 일본 외무성의 일­북한 회담 대표 방북시 취재차 동행한 것으로 돼있다. 그가 89년 12월부터 92년 9월까지 우리 군사기밀 문건을 적지않게 입수했음에 비추어 취재를 넘어 북측의 군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떤 교환을 했을 가능성마저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일단은 그가 취재목적으로 자료를 입수했고 또 그와는 별도의 취재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여기고 싶은 것이 우리 심정이다. 그러나 일부자료를 서울주재 일본 무관에게 넘겨줬다면 취재한계를 넘어섰다고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의 방북경위가 북한에서의 활동내용에도 그 의혹의 눈길이 던져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또한 오산,의정부 등 미군 주둔지역도 왕래하며 취재를 했다니까 주한미군 관계정보도 입수했으리라 짐작되고 잇다.

일본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인접국가이고 그래서 다각적인 협력관계도 흔히 상정되지만 또한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전력배치 상황이나 통일후의 군사정책 등이 민감한 관심사가 되기도 함을 감안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한국의 군사정보 관리면에 적잖은 상처를 안겨줬고 그에 따라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국인 미국측과 교류협력에서 우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조치의 확립문제도 아울러 제기된다고 보겠다.

80년대말부터 각종 국제행사가 서울에서 빈번해지고 그동안에 러시아,중국,동구권 국가들과의 수교도 이루어져 우리나라와 군사적 잠재능력은 각국의 측정대상이 돼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기밀의 누출은 우리 자체의 정보방어문제와 아울러 시노하라 케이스처럼 취재한계를 넘는 지나친 정보활동의 문제는 정밀하게 대비해야 할 중요과제로 나타난 것이다.

국내 언론에게는 상당히 폐쇄적인 군사자료가 쉽사리 외국기자에게 누출된 일은 앞으로 주의깊게 정돈해야 할 것이다. 국내 언론은 물론 일본 등 외국특파원들의 취재활동은 최대한 보장돼야 당연하지만 군사기밀 누출까지도 너그럽게 넘어갈 일은 아니다.

시노하라사건은 통상 한일관계와 무관하게 우리의 안위문제로 떠 올랐다. 남북한의 첨예한 군사대치 상황에서 빚어진 기밀유출인 만큼 그것이 우리 「안전보장상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를 엄중한 안목으로 우선 가려야 할 일이다. 우리 정부의 의연하고 엄격한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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