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 사제 추방 맞대응 보복/민족·종교갈등 폭발 위기에알바니아의 그리스정교 사제추방과 이에 맞선 그리스의 알바니아 불법난민 체포 및 강제추방조치로 알바니아와 그리스간의 관계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알바니아 불법이민자에 대한 체포 및 추방조치를 시작한 그리스정부는 이미 1만여명을 추방한데 이어 29일 앞으로 15만∼30만명으로 추산되는 그리스내 모든 알바니아 불법이민자를 강제추방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강경조치가 계속될 것임을 확인했다.
그리스의 알바니아인 불법체류자 추방은 표면적으로 지난 25일 알바니아가 자국 남부 기로카스터르지방에서 활동중이던 그리스정교 사제 크리소스토모스 메도니스를 추방한데서 촉발됐다.
알바니아 메도니스 사제의 추방이유로 내세운 것은 그가 알바니아 남부지방을 그리스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신자들에게 배포,반알바니아 민족감정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정부는 알바니아의 추방조치가 명백한 종교탄압이며 알바니아내 20만명에 이르는 그리스계획을 위축시키고 충돌을 야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그 보복조치로 알바니아 불법이민자의 강제추방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그리스정부는 국민 대부분이 회교 신자인 알바니아내 그리스계를 위해 지난 91년 알바니아 공산정권 붕괴이후 종교의 자유를 인정할 것을 알바니아에 거듭 촉구해왔다.
이 와중에 일자리를 찾아 그리스로 넘어온 알바니아 불법난민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의 처리문제가 양국 사이 현안으로 떠올랐고 그리스내의 반알바니아 감정은 악화돼 갔다.
즉 그리스정부의 알바니아 불법체류자 추방조치의 배경에는 사회적 골칫거리인 불법이민자를 어떻게든 정리해보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또 알바니아를 포함,구 유고의 마케도니아 및 불가리아 등과 국경선을 맞대고 발칸반도를 남부를 형성하고 있는 그리스도로서는 불법이민 문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이번 기회에 강경한 입장을 밝혀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리스의 이같은 강경조치에 대해 알바니아정부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비열한 처사』라고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이 문제에 유엔안보리가 개입해줄 것을 공식 요청해놓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구 동구권의 경제난에 따른 난민의 증가와 고조되는 민족간·종교간의 충돌위기가 뒤얽힌 발칸반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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