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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논의,긴박감 더해간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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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논의,긴박감 더해간다(사설)

입력
199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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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일련의 외교적 노력이 연쇄적으로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워싱턴과 서울에서 열렸던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북한 핵문제가 주요관심사로 논의되었다. 그리고 7월에 들면서 잇달아 열릴 동경의 선진 7개국 정상회담,서울의 한미 정상회담,그리고 14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북한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런 연쇄적인 외교움직임은 활성화라는 면에서도 전례없는 것이지만 강도에 있어서도 보기드문 것이어서 국제적인 긴박감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개발 진척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김영삼대통령과 만나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함으로써 1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더욱 주목케하고 있다.

29일의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완전복귀,핵안전협정의 성실한 의무준수,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이행 등 3개항에 합의한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특히 일본측은 7월초 동경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중요 의제로 채택,논의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북한이 핵사찰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종전에 비해 일본의 태도가 한층 더 강경해졌음을 말하는 것이다.

14일의 제네바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자세 역시 지난번 뉴욕회담에 비해 더욱 확고하다는 보도들이다. 핵문제 이외에 다른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단호한 태도로 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번 뉴욕회담에서 미국이 많이 양보했다는 우방의 지적과 비판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 문제에 관해 북한에서도 김일성­김정일 부자간에 불협화음이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길은 없지만 핵확산금지조약 탈퇴에 대해 아버지가 아들을 나무랐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핵문제로 권력내부에서 갈등과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한·미·일·중을 비롯한 여러나라들의 잇단 연쇄 외교압력에 그들도 태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가지 움직임과 상황들을 종합분석해볼 때 북한의 핵문제는 이제 시간을 다투는 긴급한 당면과제로 등장한 것이 틀림없다.

14일에야 미국­북한 회담이 열린다는 것 자체부터가 너무 늦지 않았나 하고 조바심을 내는 사람도 있다. 이제라도 북한에 대해 사찰시한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 제네바회담도 몇차례씩이나 하면서 세월을 보내다 보면 어느덧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올지도 모른다. 북한이 3월에 전격 선언한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벌써 4개월의 시간을 벌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이든,남북 상호사찰이든간에 사찰시한을 제시해서 받아들이도록 온갖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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