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 전념” 불구 곳곳 유혹의 손길/영향력 여전… 「민주당 운용」에 변수될듯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7월4일 귀국을 앞두고 정가에는 다양한 종류의 관심이 일고 있다. 대선패배후 은퇴선언과 함께 정치무대를 떠났던 김 전 대표이지만,정계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물론 정치불참을 기회있을 때마다 다짐하고 있다. 또 귀국후 그가 설정한 활동의 방향과 내용이 통일문제와 아시아의 민주주의라는 사실 역시 이미 알려진대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표가 현실정치에서 완전히 절연할 수 있을 것인가,정치와의 관계가 불가피하다면 그것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 것인가,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귀국후 그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인가 등의 관심이 정치권에 생기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김 전 대표가 작위든 부작위든 현실정치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은 이기택대표와의 영국회동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김 전 대표의 말 몇마디는 이 대표의 당내 지위를 현저하게 향상시켜준 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지난번 영국회동에서 보여준 김 전 대표의 언행은 그 자체로 정치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김 전 대표의 직접의사와 무관하게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앞으로의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패배한 DJ」이지만 정치권에는 아직 유효한 지분이 남아있다는 견해가 상당하다. 물론 김 전 대표 스스로가 다짐하는 정치불참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설사 그가 정치에 다시 개입할 「의지」를 가진다해도 그런 상황이 구체적으로 전개될 경우에는 국민감정과 여론에 따가운 비판을 가할게 뻔하다.
김 전 대표의 귀국이 임박해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아지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들을 갖고 있다. 이같은 관심을 촉발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우선 「이기택체제」로 일컬어지는 민주당이 적절한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채 「권력공백」 현상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있다.
여기에 대선당시 8백여만표로 표출된 그의 「물리적」 지지기반,특히 호남지역을 대변하는 정치권의 거의 유일한 존재라는 점이 가세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이같은 독특한 위상을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영향력은 발휘된다』고 압축했다.
다른 관측통은 『김 전 대표가 통일문제에 집착하고 있는 점도 전혀 새로운 정치영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와관련,이 대표의 지난 청와대 영수회담 준비과정에서 김영삼대통령에게 통일문제와 관련한 김 전 대표의 역할론을 이 대표가 개진할 것이 검토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해를 다루는 「그릇싸움」의 현실정치 무대와는 분명하게 결별한 것으로 보이는 김 전 대표이지만 국가진로에 바람직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자의 길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만에 하나 현실정치로의 복귀를 꿈꾼다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영향력을 미치는 입장이라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 전 대표가 귀국한 당분간은 영국에서처럼 행동 하나 하나에 오해의 소지를 조심스레 따질 것』이라며 『되도록 말과 행동을 절약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결국 김 전 대표는 귀국후 한동안 현실정치와 「큰정치」를 구분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설정에 고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국에서의 연구활동을 이어 귀국후 연구와 강의 집필에 전념하는 김 전 대표의 계획은 서울 서북방 소도시에 아파트 계약이 끝나는 등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해당사자들의 정치적 고려에 어느정도 끌려들어 가게 되는 상황도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내의 권력 공백상태가 완전 해소되지 않는한 김 전 대표의 상징성은 여전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대표가 부단히 조언을 요청하고 동교동계 의원들이 여전히 「지근거리」를 내세우는 행위자체가 김 전 대표의 행보에 우려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요컨대 정도차이는 크지만,김 전 대표의 「귀국후」를 보는 정가의 시각에는 지난 85년 2월 미국에서 돌아올 때의 그에 대한 관심과 유사한 구석이 없지 않다. 김 전 대표의 거취에 쏠리는 시선은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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