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신생당 주도권싸고 흠집내기/「하타 총리론」 주춤… 민사당 이탈 조짐도「자민당 일당지배체제를 종식시키자」는 대의명분을 내건 일본의 야당세력이 「연합전선」의 형태를 채 갖추기도전에 헤게모니 쟁탈전에 돌입했다.
사회·신생·공명·민사·사민련 등 5개당은 지난 27일 7·18 총선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한후 이를 위해 연락기구를 두기로 했다.
그러나 사회당은 동경도의회 선거에서 참패를 면치못하자 야당연합전선 형성에서 주도권을 신생당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자신들의 비자민세력의 주축이 돼야 한다고 태도를 바꾸었다.
야마하나(산화정부) 사회당 위원장은 28일 『이번 7·18 총선에서 사회당은 1백석 이상을 얻을 수 있으나 다른 정당은 50석 정도밖에 기대할 수 없어 연립정권의 핵심은 사회당이 맡는 것이 당연하다. 새정권의 총리자리도 의석이 가장 많은 당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해 신생당의 하타(우전자) 대표를 새정권의 총리로 추대하겠다는 종전의 태도를 거둬들였다.
그는 또 신생당의 실세인 오자와(소택일랑) 대표간사를 겨냥해 『정치개혁의 원점은 부패의 근절』이라고 전제한후 『오자와씨는 야당 연합전선을 위해서도 거액탈세사건으로 체포됐던 가네마루(김환신) 전 자민당 부총재와의 관계 등 국민들이 의혹을 품고 있는 점에 대해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야마하나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오자와 신생당 대표간사가 『사회당이 지금까지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연립정권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한데 대한 반격이라고 할 수 있다. 오자와는 안보방위 등 기본정책에서 각당이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하다면 야마하나 위원장은 사회당 좌파세력을 잘라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회당 좌우파세력의 분리는 사회당과 신생당의 제휴를 뒤에서 조종한 일본노동조합 총연합회(연합) 야마기시(산안장) 회장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개편론자인 야마기시 회장은 자민당 분열을 획책하기 위해 당집행부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는 하타·오자와 그룹과 지난 3월부터 접촉,내각불신임안 통과,중의원 해산,비자민 야당연합 형성 등 일련의 정치극을 연출시켜왔다.
사회당은 당초 오자와의 이미지 때문에 하타·오자와 그룹과 손을 잡는 것을 주저했으나 사회당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연합의 야마기시 회장 명령이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응했던 것이다.
오자와는 지난 5월10일 야마기시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상가에서 밤을 새웠고 발인식에도 참석,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그는 『내 목숨을 맡기겠다』며 야마기시 회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야마기시 회장은 야당세력 결집때 오자와의 전력이 거론되자 『자민당을 붕괴시킨 것으로 지난 잘못은 씻겨졌다고 볼 수 있다』며 더이상 문제삼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고 그의 뜻을 받들어 사회당의 야마하나 위원장과 아카마쓰(적송광륭) 서기장도 『사소한 일을 굳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사회당이 야당연합전선의 한쪽 기둥역할을 하면서도 동경도의회 선거에서 몰락한데 대해 『제1야당으로서의 체면을 버리고 하타측에 굽신거린 꼴불견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다 오자와가 사회당 정책을 정면으로 공격하자 더이상 저자세를 취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사당이 차기 총선에서 일본신당과 선거협력을 하기 위해 연합세력에서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자민 연합전선」은 공중분해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됐다.<동경=이재무특파원>동경=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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