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럽사정 현장학습/이기택대표의 행보/DJ지지업고 강야 다듬기 총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럽사정 현장학습/이기택대표의 행보/DJ지지업고 강야 다듬기 총력

입력
1993.06.29 00:00
0 0

◎당내 「반이」 정서 재우고 자파세력 강화/개혁성공 지원… 정국운영 「한기둥」 부각이기택 민주당 대표가 28일 유럽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 그의 위상과 행보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새삼 당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독일과 이탈리아를 둘러보면서 통일문제와 개혁·사정 등에 관한 「현장학습」을 할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이는 제1야당의 대표자격으로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 대표직을 수행하는데 상징적·실질적 성과로 활용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대표 유럽순방후의 변화를 결정지을 것은 물론 김대중 전 대표와의 영국회동이다. 유럽순방이 이 대표에게 가져다준 성과 가운데 그 알맹이에 해당하는 것이 김 전 대표와의 면담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 회동결과는 우선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의 입지강화로 요약되고 있다. 여기에는 출국전 명주·양양 보궐선거 승리와 청와대 영수회담 등이 선행된 결과까지 겹쳐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김 전 대표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명시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취약한,그리고 좀체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던 그의 당내 리더십에 있어 몇가지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보내준 「찬사」들은 우선 비주류세력,내지는 당내의 비주류적 정서를 잠재우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이 대표측은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는 물론 주·비주류 사이의 중간지대에 있던 다수의 인사들이 이같은 변화에 촉각을 세울 것까지를 감안하면 영국회동 결과는 이 대표에게 성공작인 셈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김 전 대표의 영향력이 자신의 당운영에 절실하다는 인식을 거의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표의 영향력이 민주당을 통해 한국정치발전에 이바지될 때 당이 강력해지고 5년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었다. 또 『김 전 대표 귀국후에도 국가와 당의 발전을 위해 그의 조언을 요청하겠다』고 주저없이 밝혔다. 사실 이 말들은 민주당대의 역학구조를 생각할 때 매우 솔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당내의 장애요인을 헤쳐가는데는 김 전 대표라는 「외부」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민주당내에 김 전 대표의 엄연한 지분을 인정한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김 전 대표 역시 이 대표가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임을 공언했다. 영국 회동이후 민주당내에서 두 사람의 「밀월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부쩍 많아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김 전 대표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협력관계속에 민주당의 골격을 유지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게 정가의 공통된 관측이다.

한 의원은 이를 『두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으며 일정기간 이 관계에 변화가 올 소지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이기택체제」가 김 전 대표의 지지가 변함없는한 앞으로 심각한 의미의 곤경에 처할 여지는 일단 적어졌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대표로서는 상당기간 자신의 세력기반 강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주목을 끄는 대목은 두사람이 민주당을 「강력한 야당」으로 키워가기로 한 「합의」이다.

이 부분은 대여관계에서 보다 함축적인 해석들을 낳고 있다. 특히 이는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두사람의 시각을 반영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지도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무게를 실어주면서 김 대통령의 개혁이 성공해야 한다는 점을 동시에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김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을 당분간 유보하라는 당부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가에서는 이를 뒤집어 두사람이 김 대통령 개혁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인식을 같이했고 이 인식이 5년후에 대한 묵시적 교감으로까지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은 정가의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어쨌든 이 대표는 당대표라는 공식 직함의 의미를 내외적으로 심화시킬 수 있게 됐다. 반면 김 전 대표의 영향력으로부터 스스로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은 또 다르게 긴장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귀국후 김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현실정치와의 관계 등과도 맞물려 있기도 하다.<조재용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