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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응징” 대후세인 경고/미,이라크 공격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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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응징” 대후세인 경고/미,이라크 공격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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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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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없이 새 전쟁전략 시험/북등 「문제국」 길들이기 목적도레스 애스핀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합참의장이 26일 미 국방부에서 행한 대이라크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 성명중에는 종전의 전쟁개념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두군데 있다.

첫째는 무기의 선택이다. 미국이 실시한 대이라크 공격은 분명 한나라가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전쟁행위였지만 지상공격 없이 병사가 직접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채 무기만을 사용한 공격이었다.

이날 이라크 공격에 사용된 토마호크미사일 23발은 지난 1991년 1월 걸프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신무기로 공격군의 인명피해없이 엄청난 효과를 내는 첨단무기다.

길이 약 7m,무게 9백90㎏으로 거대한 재래식 탄두나 심지어 핵탄두까지 장착하고 시속 8백80㎞로 날 수 있는 항공기와 같은 미사일 장치이다. 항속거리는 1천㎞ 이상으로 제주도에서 백두산까지를 공격범위에 둘 수 있다.

이날 공격은 홍해 앞바다에 떠있던 미 구축함 피터슨호와 페만에 있던 순양함 챈슬러스빌에서 각각 발사돼 각각 1천㎞ 정도를 비행한후 바그다드 중심지를 강타했다.

파월 합참의장은 이날 토마호크가 공격목표로 삼은 바그다드 시내의 이라크 정보사령부(IIS) 건물의 표적을 차트에 검은 줄로 쳐 갖고 나왔다. 공격결과는 말하지 않았지만 토마호크는 1천㎞ 밖에서 시내 한복판에 있는 건물을 식별해 때릴 수 있는 정확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둘째는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이유이다. 이라크는 걸프전이후 북위 32도선과 30도선에 각각 비행금지구역이 그어져 있고 이라크기가 이곳을 침범할 때마다 미군기에 공격당하는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번 공격은 지금까지의 전쟁개념에서 보면 역시 일반적인 전쟁의 룰을 따라 진행된 것은 아니다.

미국은 현재 쿠웨이트에서 진행중인 부시 전 대통령 암살미수사건의 재판과정에서 한 이라크 증인이 후세인 정부의 부시 암살음모를 실토했다는 것을 이번 공격의 중요이유의 하나로 들고 있다. 암살음모를 꾸민 후세인 정부를 응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과정의 이라크인 증인은 2명이었는데 한명은 암살음모라는 것을 실토했다는 것이나 다른 한명을 이를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반 재판에서도 증인이 어떤 증언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유죄판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후세인에 대한 유죄판결을 내리고 이라크를 공격한 셈이다.

이같은 두가지 전쟁개념은 확실히 탈냉전시대에 정착돼가는 미국식 전쟁의 새로운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호크라는 첨단 과학무기를 갖지 못한 나라는 이런 전쟁은 꿈도 못꾸며 소련 붕괴이후 미국이 자평하듯 「유일한 초강대국」이 아니면 역시 이런 전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날 있은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을 당한 이라크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이웃 쿠웨이트를 침공했던 무자비한 나라이기 때문에 『맞아도 싸다』라는 말을 들을만하기는 하다. 그러나 쿠웨이트 침공을 주도한 후세인은 여전히 건재한채 경제봉쇄나 미사일에 의한 시내공격 등으로 애꿎은 시민만 곤경을 당한다는 또다른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파월 합참의장은 이번 공격이 『후세인을 직접 향한 공격은 아니었으나 후세인을 향한 메시지였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 공격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초강대국」이 갖는 의지가 앞으로 있을 세계의 무력사용형식에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명확한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테러집단」이니 「깡패정권」(Rogue Regime)이니 하는 소리를 들어온 북한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없을 수 없다.

클린턴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직후 발표한 성명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지도자나 미국민을 해치려하는 어떤 국가나 단체 또는 개인도(이번 공격이 주는) 메시지를 오해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테러에 맞서 싸우고,침략을 저지하며,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이라크 공격일지

미국과 이라크는 91년 2월 걸프전 종료후에도 적대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라크는 특히 클린턴정부의 출범에 앞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미국의 의지를 시험했고 미국은 이에 이라크기를 격추시키고 남부지역의 대공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는 등 양국간의 긴장은 끊이지 않았다.

▲91년 2월27일=부시 전 미 대통령,이라크군 쿠웨이트로부터 패퇴 발표

▲92년 11월3일=부시 대선서 패배,이라크 선거결과 축하

▲12월=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대미관계 개선 희망 피력

▲12월27일=이라크 전투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12월28일=미 공군기,이라크기 격추

▲93년 1월13일=걸프전 연합국 이라크 남부지역 공습

▲1월20일=클린턴대통령 취임

▲4월14일=쿠웨이트 당국,부시 암살기도 혐의자 16명 검거. 부시 쿠웨이트 방문 강행

5월 7일=미,이 사건에 이라크 배후조종 증거확인

▲6월 6일=미 전투기,이라크 남부지대 대공기지 활동 포착

▲6월18일=유엔안보리,이라크 핵감시카메라 설치 거부시 중대결 과 경고

▲6월24일=울시 CIA 국장 등 조사결과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

▲6월25일=클린턴,비밀리에 이라크 공격지시

▲6월26일=미 해군 함정 이라크 정보사령부에 23발의 토마호크미사일 발사. 클린턴,미사일 공격 관련 대국민연설. 이라크,주거지역 피격돼 다수 민간인 사상자 발생 발표<워싱턴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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