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다섯달만에 또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우리 시간으로 27일 아침 5시22분 홍해와 페르시아만의 미 해군 함정으로부터 발사된 23발의 미사일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공격했다.이번 공격의 주목표는 이라크의 정보부 건물을 겨냥한 것이었다. 공격성과,다시 말해서 이라크의 피해상황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목표가 군사시설이 아니었던 만큼,그 물리적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과 영국 그리고 프랑스는 이라크의 대공 미사일을 공격했었다. 이 작전만해도 다국적군측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이라크가 대공 미사일을 배치한데서 강행된 군사작전이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미사일 공격은 이라크가 부시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것을 응징한다는 「정치적 공격」이다.
따라서 그 타당성을 둘러싸고 논쟁이 제기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단독작전의 강력한 행동에 나선 것은 그만큼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그 속에 담고 있다.
그것은 미국이 결코 초강대국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미국 안팎에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이라크의 군사적 야심은 아직도 폭발위험성을 가진 문제로 서방측의 경계대상이다. 지난 8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가 미사일 실험장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계속 거부한다면 「중대한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유엔측은 또 화학무기 관련장비의 파괴도 요구하고 있으나 후세인은 계속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밖으로 초강국의 단호한 의지를 분명히함으로써 냉전종식후 힘의 공백이 빚어질 위험성에 쐐기를 박아야했고,후세인의 테러음모를 그 과녁으로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바그다드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 23발이 싣고 있는 냉전종식후 세계의 질서형성을 겨냥한 의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클린턴 행정부로서는 밖을 향해서뿐만 아니라,안으로도 그만한 정치적 계산을 했을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가 정치적 공약의 핵심으로 지목해온 재정적자 감축법안도 상원에서 지난 25일 50대 49표로 겨우 통과되는 곤욕을 치렀다.
또 예산감축에 따르는 군비규모 감축과 미국 군사력의 역할문제,동성연애 허용정책 등으로 파월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보수파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최근에는 유고내전과 소말리아사태 등 잇달아 터지는 지역분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후세인의 테러음모에 미사일 세례를 퍼붓는 것으로 이러한 안팎으로부터의 도전과 비판에 일단 강력한 응답을 보냈다. 우리는 그것이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관련이 있는 메시지임을 주목한다.
불가피하게 한반도의 팽팽한 긴장관계,특히 북한의 핵에 어떻게 관련될 것인지 주목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