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거의 매듭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박 국방부 제2차관보,한 전 공군 참모총장이 25일 감사원에 소환된데 이어 전·현직 고위 방위당국자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의혹에 싸였던 비리의 실상이 곧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무기수요의 제기,조달방법,선정기준 등에 관련해서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는데에 집중될 것이다. 이점에선 「감사」라는 행정절차에서 끝날 수 없는 「안보」의 문제가 뒤따른다. ◆군의 무기선정 과정에는 산업시설 운용이나 의료기구 선택에 못지 않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최근 6·25전란 43돌을 맞아 「한반도같은 지형에선 탱크가 별로 쓸모없다」던 미측의 초기 판단이 인민군의 탱크전술로 뒤엎어친 교훈을 우리는 여러차례 되새기고 있는 형편이다. 무기선정에서는 그만큼 지견이 경계되는 것이다. ◆흔히 넓은 평원이나 사막전장에서는 사정거리가 멀어야 하기 때문에 총격의 경우 총격신이 길수록 좋다. 다만 굳이 다발성능을 갖출 필요가 없다고들 한다. 반면에 정글전에선 사정거리가 짧아도 무방하다. 다만 단시간내에 다발성능이 요구된다. 탱크의 경우에는 모델변경에 구애없는 부품의 호환성이 요구된다. 또한 포탄의 공용성이 경제성을 높인다. 그래서 무기구매에는 품종별 전문성이 크게 요구된다. ◆걸프전쟁의 경우 이라크측이 다국적군을 위협하던 화학무기는 사막의 고온,폭풍 등으로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는가하면 같은 이유로 인해 미국의 M1탱크의 엔진필터가 쉽게 고장나고 사막의 모래먼지로 헬기 엔진이 위협당하기도 했다. 장병들에게 지급된 군화가 정글용이어서 사막전에 유효하지 못했던 일도 교훈으로 남는다. ◆율곡사업에서 선정된 무기가 고가였느냐,염가였느냐는 문제로는 타당성여부를 가리기 어렵다. 아무리 싸도 쓸모없으면 고철과 다름없고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우리 여건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제대로 판단하고 선택했는지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엄정하게 가려야 한다. 장병들의 생명과 나라안보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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