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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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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정치」운동이 그 성패와는 관계없이 지금 세계적인 흐름이다. 가까운 일본 대만을 비롯,미국 영국 이탈리아와 중남미의 여러나라에서도 정치부패 추방을 위한 크고 작은 물결들로 술렁대고 있다. ◆그중 일본의 경우는 가장 심각하다. 지난 40년간의 정경유착이 국민의 심판대에 올랐기때문이다. 가네마루 파동을 계기로 정재계에서는 부패방지법 제정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자민당은 스스로 자체 개혁에 실패함으로써 내각불신임­중의원 해산­총선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일본과는 대조적으로 대만에서는 지난 3월 일조법이라는 이름의 부패방지법을 제정하는데 성공했다. 국회의원 고위공직자의 재산등록과 공개를 의무화한 이 법은 집권 국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당 의원들이 야당에 동조함으로써 입법원에서 전격 통과됐던 것이다. 이 법은 4백여명의 공직자들을 따로 선정,투자회사로 하여금 그들 소유의 주식 부동산을 특별관리하도록 되어있는게 특색이다.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5월초 「돈 덜쓰는 정치」를 위해 이익단체 로비스트들의 정치헌금 제한,선거비용 한도액 설정 등을 골자로 한 정치자금법 설정 등을 골자로 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상원을 이미 통과,지금 하원에서 심의중에 있다. 영국에서는 지금 집권 보수당이 터키계 실업가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폭로에 이어 사우디아리비아로부터도 1천만달러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신문보도로 떠들썩하다. ◆사법부가 주도했던 이탈리아의 「깨끗한 손」운동은 너무나 유명하다. 국회의원 1백50 공무원 8백50,기업인 1천4백80여명이 구속 또는 입건된 것만 보아도 그 규모가 얼마나 대대적인가를 알 수 있다. 정경유착에 마피아까지 얽힌 부패구조를 척결하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지금 또 남미에서는 6개국의 전 현직 대통령이,중미에서는 3개국의 전 실력자들이 권력남용 뇌물 공금횡령 등의 죄목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 중이다. 한국의 「깨끗한 정치」운동은 어디쯤 와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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