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등 600여명 추도식 참석 성황/“문민정부 뿌리”… 임정 재조명 계기로26일 상오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효창원의 백범 김구선생 묘역에서는 백범 김구선생 기념사업협회가 주관한 선생의 제44주기 추도식이 엄수됐다. 기념사업협회는 5년마다 치르는 대규모 추도식을 90년에 가진바 있기 때문에 올해는 유관단체와 유족 등이 참석하는 평범한 추도식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추도식은 어느 해보다 더 성황을 이루었다.
추도식에 앞서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김영삼대통령이 청와대 전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백범 묘소와 주변 독립유공자 묘소를 참배했다.
또 추도식에는 이만섭 국회의장이 별도의 추념사를 읽은 것을 비롯,김원기 민주당 총재권한대행 박찬종 신정당 대표 황명수 민자당 사무총장 등 현역 여야 정치인과 원로 독립운동가 이강훈씨 등 6백여명이 오랜만에 한데 어울려 희미한 역사의 뜨락에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중경시절부터 백범을 모셨다는 기념사업협회 선우진 사무총장(72)은 모처럼 제모습을 찾은 추도식에 대해 『참석자의 숫자나 화환의 화려함은 문제가 아니다. 협회의 관계자로서 가장 감회가 깊은 점은 이번 추도식을 통해 비로소 민족사가 제 갈길로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배포된 김구선생 약전엔 선생이 사내 총독암살 미수사건과 관련해 옥에 있을 때 일경이 선생을 가리켜 「새로 산 밭의 돌멩이 같은 자」라고 했다는 구절이 들어있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제국주의자들에게 「돌」이었던 선생을 이후의 역사가 또다시 「돌」로 만들었다는데 있다.
민족정신의 한 상징으로 추켜지면서도 지난 권력의 약점 앞에서 또다시 「돌」이 된 선생의 운명은 서거 44주년에 이르도록 제대로된 기념관 하나없이 선생의 역사가 사장된데서도 아프게 환기된다.
기념식에 앞서 묘역을 참배한 김 대통령은 『일제의 암울했던 시절에 독립정부를 세우고 이를 이끄신 선생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산 지도자』라며 『상해 만국묘지에 있는 임정요인 다섯분의 유해봉환을 계기로 상해 임정이 문민정부의 뿌리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임정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재조명작업도 추진하라』고 수행한 이병태 보훈처장에게 지시했다.<장인철기자>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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