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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소탕전 맞선 생존전략/쿠르드족 유럽공관 기습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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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소탕전 맞선 생존전략/쿠르드족 유럽공관 기습배경

입력
199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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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언 불구 터키군 대공세/독립투쟁 9년간 6천명 희생24일 서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쿠르드 노동자당의 게릴라 투쟁은 오랫동안 터키로부터 독립을 추구해온 쿠르드족이 최근 터키정부의 대대적인 쿠르드 독립투사 소탕작전에 맞서 그들의 독립투쟁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전개한 「맞불작전」이다.

터키내 무장 독립투쟁 조직인 쿠르드 노동자당은 이날 상오 10시를 기해 서유럽지역중 터키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독일을 비롯한 6개국 20여개 주요도시에서 터키공관,은행,여행사 등을 일제히 공격했다. 스위스 베른의 터키대사관 총격전,독일 뮌헨의 터키영사관 인질극,프랑스 마르세유의 터키영사관 폭탄테러 위협 및 인질극에 이어 독일 베를린,스웨덴 스톡홀름,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터키 여행사와 은행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다.

이처럼 조직적이고 규모가 큰 쿠르드 게릴라의 테러는 전례없는 일로 쿠르드 노동자당은 사건직후 성명을 발표해 이번 공격은 쿠르드족의 고난에 등을 돌리고 있는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쿠르드 반군에 대한 소탕작전을 중단하라고 터키정부에 요구했다.

쿠르드 노동자당은 민족자치가 아닌 완전 독립국 창설을 목표로 84년부터 터키정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해온 마르크스주의 조직. 지난 9년간의 전투에서 쿠르드 노동자당은 6천명이 넘는 전사를 잃었다.

이번 공격은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터키정부군의 대대적인 쿠르드 반군 소탕작전에 대한 반격으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건이다. 쿠르드 노동자당 지도자 압둘라 오칼란은 지난 3월 그동안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고 『독립국을 포기하겠으니 자치를 보장하라』며 터키에 일방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터키정부는 그뒤 두달이 채 안된 지난달말 자국군 33명이 쿠르드 게릴라에 살해되자 대대적인 쿠르드족 소탕전을 개시했다.

터키 정부군은 이번에야말로 쿠르드 게릴라를 다 쓸어버리겠다는 자세로 쿠르드족 거점인 남동부 산악지대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에다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위기에 부닥친 쿠르드 노동자당은 생존을 위한 또다른 싸움터로 서유럽을 택한 것이다.

터키와 쿠르드족의 관계는 지금의 터키가 뿌리를 둔 오스만 투르크제국이 있던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쿠르드족은 이때부터 중근동을 차지한 이 거대한 이슬람제국의 지배아래 들어갔다. 쿠르드족은 1832∼1847년 무장 봉기했고 터키 건국직후인 1925년에도 대규모 투쟁을 일으키는 등 지난 4백년간 독립을 외치며 싸웠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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