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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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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이 오랫동안 6·25를 「북의 남침」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이 외국의 몇몇 학자와 언론인들은 뜻밖에 한국에 의한 「남침설」내지 「남침유도설」을 주장했다.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한 소위 수정주의 이론이다. ◆즉 한국전은 스탈린의 세계적화정책에 따라 김일성이 일으킨 침략전쟁이라고 하는 전통주의 이론에 맞서 오히려 미국이 팽창정책에 의해 한국과 공모 또는 한국을 부추겨 일으켰다는 것. 수정주의 이론의 원조는 미 언론인 출신인 IF 스톤. 그는 1952년에 낸 저서 「비사한국전쟁」에서 6·25는 이승만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또 맥아더 원수가 트루먼 행정부의 대서구 중심주의정책을 아시아로 돌리기 위해 이승만 장개석 덜레스 등과 합작으로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정주의자들의 전성시기는 60∼70년대로 인도 캘커타대의 카루나커 굽타 교수,미 골크 교수 부처,영국의 「좌파평론」지 주간인 존 할리데이 등이 대표적 인물들.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근무했던 브루스 커밍스 교수(시카고대)는 미군이 6·25때 노획한 방대한 북한측 자료의 분석을 토대로 쓴 「한국전쟁의 기원」에서 「복합적 요인」을 내세워 신수정주의파의 기수가 됐다. 그동안 억지 북침설을 내세웠던 북한이 수정주의 이론을 「원군」삼아 대대적인 선전에 이용했음은 잘 알려진대로다. ◆그러나 북한의 종주국이었던 구 소련측에서 「소련의 승인,후원아래 김에 의한 도발」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하나 둘씩 나와 수정주의파들의 북침설을 납작하게 하고 있다. 최초의 폭로는 흐루시초프가 회고록에서 「남한 적화의 장담」을 내세운 김일성의 간청을 스탈린이 승인했다고 썼던 것이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승주 외무장관에게 김일성의 남침 동의요청 전문 등 40페이지 분량의 6·25관계 문서목록을 전달했다는 소식이다. 문서사본은 장차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때 수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의 기원논쟁을 결판짓는 이 문서가 공개된뒤 김일성과 수정주의 학자들이 보일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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