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냥·흠집내기·깎아내리기등/개혁정책싸고 설전수위 높아져민자당의 강재섭대변인과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은 요즘 각각 여의도와 마포에 진지를 구축하고 각종 말의 「화기」를 동원,거의 매일 포격전을 벌이고 있다.
야당 대변인간의 설전은 새정부 출범초에는 그런대로 신사협정이 지켜졌다. 그러나 두차례 보선을 치르고,최근 당정간의 정책난조로 야당이 대여공격의 틈새를 발견하게 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비아냥·깎아내리기·흠집내기·평가절하·훈계용의 다양한 신조어와 합성어가 양당 대변인에 의해 구사되면서 상호공세의 수위가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다.
설전의 서막은 지난 4·23보선. 광명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혈전은 마침내 민주당으로 하여금 『민자당이 각종 관권·불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게 했다. 이에 대해 민자당은 『민주당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는가. 혹시 여야 동반관계에 산불이 날까 우려된다』는 논평으로 대응했다.
대변인 설전의 2라운드는 「6·11보선」이 제공했다. 이기택 민주 대표가 5일 김영삼대통령의 취임 1백일 회견을 겨냥하며 「신권주의」를 경고하고 나서자 강 민자 대변인은 즉각 『민주당은 「신트집주의」를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3라운드는 최근 당정의 정책난조를 둘러싼 논쟁.
박 민주 대변인이 지난 22일 전교조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자 강 민주 대변인은 『이는 선정적 비판이며 단체주의적 사고』 『민주당은 과다 포장한 상품이나 일관성없는 일회용 상품을 내놓지마라. 그러다간 회전문안에 스스로 갇히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고 쏘아붙였다. 이러자 박 민주 대변인은 다음달 『정부 여당이야말로 일회용 정책을 삼가라』 『일당 독재의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동』이라고 응수했다.
같은날 강 민주 대변인은 김원기 민주당 대표권한대행이 기자간담회에서 12·12와 5·18 등 과거사를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정부입장을 비판한데 대해 『여야 정치가를 「역사편찬위원」으로 착각해선 안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에 질세라 박 민주 대변인은 이를 받아 『민주당내 수구세력이 제발이 저려 생트집잡고 있는데 이는 「원초적 과민반응」』이라고 대꾸했다.
여야의 입이 재치있는 설전을 주고 받는 것은 삭막한 정치판에 양념이 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정치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대변인들의 성명전이 위험수위에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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