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고발공권력투입 악순환 끊어/「무노 무임」등 타결 최대과제울산 현대정공 파업사태가 25일 노조측이 조합원 보고대회와 분임토의를 통해 「선조업 후협상」 방침을 최종 결정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현대정공 노조의 파업이 울산지역 현대계열사 노조분규의 시발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선조업 결정은 향후 타계열사 노사분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는 연합체인 현총련도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정공 노사가 총의를 모아 정상조업에 들어간다면 이를 적극 지지하고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도 당분간 전면파업을 유보하고 현대그룹의 협상태도를 주시하겠다』고 밝혀 현대정공의 분위기가 계열사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정공 노사분규는 지난 4월20일부터 시작된 올해 임금협상이 노사간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있던 상황에서 지난 4일 김동섭 노조위원장(31)이 회사측과 임금 4.7%인상에 직권조인한뒤 잠적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노조측은 즉각 「직권조인 무효」를 주장하며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장 이용진·31)를 구성하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측은 또 회사측이 지난 4월 대법원의 「직권조인인정」 판례를 근거로 직권조인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법원에 「직권조인 무효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현대정공 분규가 악화되자 현대자동차·현대중장비·현대강관·현대중전기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분규로 급속히 확산됐다.
현대정공 노사는 전면파업 이후 계속 협상을 했으나 별 진전을 보지 못하다 지난 23일 제9차 협상에서 노조측이 요구한 14개항중 ▲고소·고발취하 ▲쟁의기간중 모든사안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등 7개항에 합의해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어 24일 제10차 협상에서 나머지 7개항중 5개항과 「26일까지는 정상조업에 들어간다」는데 합의했고 노조는 이같은 합의사항을 토대로 25일 조합원 보고대회에서 분임토의 절차를 거쳐 일단선조업 후협상 방침을 확정했다.
이번 현대정공 노조의 선조업결정은 지난 88년부터 시작된 울산지역 현대계열사 대형 노사분규에서 처음으로 대화를 통해 정상조업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매년 국내 노사분규의 가늠자역할을 했던 현대분규는 노조측의 파업→회사측의 고소·고발→공권력투입 등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었다.
현대정공은 노조측의 선조업결정으로 일단 26일부터 조업을 재개하게 됐지만 ▲직권조인 무효 ▲파업기간중 임금손실보상(무노동 무임금) 등 2개항의 쟁점사항이 미타결상태여서 불씨는 남이있다.
또한 현대정공 노사분규가 그동안 현대계열사 노사분규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고 현재 분규가 진행중인 현대자동차·현대강관·현대중전기 등 타계열사와는 쟁점사항이 달라 계열사들의 분규 진정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해 현대중공업 노조의 냉각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7월3일 전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경제 회생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그 어느때 보다 높은 만큼 대화를 통해 조업재개를 이끌어 낸 이번 현대정공 노사분규를 계기로 노사 모두 성숙된 협상노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울산=박상준·정재락기자>울산=박상준·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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