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한」「건약」 한약분쟁 악화로 제갈길/인의협 중재노력 불구 합의점 못찾아한약조제권을 둘러싼 한의사협회와 약사회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그동안 진보적 보건·의료운동을 함께해온 「참된 의료실현을 위한 청년한의사회」(청한)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 사이에 벽이 생겨났다.
90년초 30대의 젊은 한의사·약사들이 주축이 돼 「건강한 사회구현」을 표방하며 결성된 청한과 건약은 소외된 사람들을 보살피고 올바른 보건의료체제를 구축해 참된 보건의료를 실천하자는 동지적 재야보건의료단체.
두 단체는 국민건강권확보,사회모순개선 등의 공동목표아래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노동과 건강연구회,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 다른 재야보건단체 등과 함께 환경운동,산재·직업병 공동진료,의료구조활동 등을 공동으로 펼쳐왔다.
그러나 약사법 파동은 이들의 연대에 금이 가게했다.
건약의 박남운회장(35)은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을 통해 한의사는 진단과 처방만을 내리고 약사는 한약을 조제하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한의 박징출회장(37)은 『한의학에서 의와 약은 분리될 수 없으며 한의사가 진단·처방뿐만 아니라 조제까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백50여명의 청한회원은 지난 3월중순 과천 정부제2청사 앞에서 열린 한의사협회의 첫 집회때부터 회원자격으로 참가,한의업계의 투쟁전략수립을 주도해왔다.
또 한의대생들의 집단유급 위기상황이 닥치자 지난 21일부터는 정부에 약사법개정 비리의혹 규명 및 관련자처벌,유급대책수립 등을 촉구하며 4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약간 수세적 입장에있는 건약측은 내부적으로 한약대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며 일부가 소장약사들이 투쟁주도체로 구성한 「국민건강권 실현을 위한 의약분업쟁취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다.
인의협 등 재야보건단체들이 이들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몇차례 모임을 마련했으나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자신들의 행동이 상대방과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라 파행적 보건행정을 일심아온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는 양측이 똑같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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