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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군사정부 대선 무효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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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군사정부 대선 무효선언

입력
199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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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 탄생」 23년 꿈 무산위기/민정이양 약속 3차례나 파기/학생·노조 저항에 비상사태 선포 경고20년 넘게 문민정부 출현을 기대해온 아프리카의 석유부국 나이지리아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브라힘 바반기다 장군이 이끄는 나이지리아 군사정부는 23일 지난 12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과를 무효라고 선언하고 국가선거위원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한편 민정이양 계획 포고령을 철회했다.

오는 8월27일 새로 선출될 민간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던 바반기다 장군의 해묵은 약속은 이번에도 물건너간 셈이다.

사실 군사정부의 민정이양 약속 불이행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 지난 85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바반기다 장군은 지난 90년 소장파 장교들의 역쿠데타 음모를 진압한뒤 이번까지 모두 3차례나 군사통치 종식계획을 밝혔지만 매번 「정치·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약속을 어겼다.

지난 12일 치러진 대통령선거도 처음부터 순수성을 의심받았다. 후보로 나선 모수드 아비올라와 바시르 토파가 바반기다 장군과 친밀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학생운동권과 노동계에서는 바반기다 장군이 갑부인 아비올라를 민선대통령으로 만들어 군과 재벌의 쌍두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비공식 집계결과,아비올라는 선거서 승리했지만 전체유권자의 30% 지지도 받지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바반기다장군이 예상외로 지지도가 낮은 아비올라를 대통령으로 세우느니 차라리 군사통치를 연장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정부가 선거무효를 선언하자 학생운동권과 노동조합은 전국적인 파업과 항의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월레소인카가 정부발표를 강력히 비난했으며 학생 2백50명은 수도 라고스의 가장 큰 다리를 점거,통행을 가로막는 등 군사정부에 대한 저항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바반기다는 『소요가 일어나면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은 즉각 규탄성명을 발표했고 나이지리아를 식민통치했으며 현재도 주요교역국인 영국은 유감표시와 함께 국교단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민정이 실현될 때까지 모든 차관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는 석유부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이다. 그러나 그동안 독재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로 짊어진 외채가 2백70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주요채권국인 미,영의 압력과 IMF의 차관동결은 바반기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다. 이미 정부의 민정이양 불이행 발표이후 나이지리아의 주식시장은 모든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 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지 32년동안 무려 6차례의 쿠데타를 거치며 23년동안이나 군사독재에 시달려온 나이지리아 국민들이 문민정부의 탄생을 지켜보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원일희기자>

◎나이지리아 정치약사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66년 1월 쿠데타로 발레와 초대 민선총리 피살,아이론시 장군집권

▲66년 7월 야쿠부 고원 중령 역쿠데타 집권

▲75년 무탈라 모하메드 장군 쿠데타 집권,고원 우간다로 망명

▲76년 부카르 딤카 장군 쿠데타,모하메드 암살,쿠데타 참가 오바산요 장군 집권

▲79년 오바산요 장군 대통령선거 실시,사가리 대통령 당선자에게 정권이양,부패심화로 정치혼란,경제파탄

▲79년 무하마두 부하리 장군 쿠데타,군사통치 재개

▲85년 이브라힘 바반기다 장군 쿠데타 집권

▲93년초 바반기다 민정이양 약속

▲93년 6월12일 대통령선거 실시

▲93년 6월23일 바반기다 대통령선거 무효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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