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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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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하면 지금도 미국을 연상케 한다. 그 정도로 미국의 노조들은 한때 왕국을 건설했다.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CIO),미국 자동차노조연합회(UAW) 등 굴지의 노조들은 자동차와 기타 산업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했다.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후보들은 늘 이들의 지지획득에 높은 우선권을 뒀다. 미 최대 노조인 AFL­CIO 위원장은 80년대말까지만해도 미국에서 4번째의 강자로 손꼽히기까지 했다. ◆이런 노조가 이제는 「지는 해」가 됐다. 노조의 쇠퇴를 결정적으로 입증한 최근의 대접전은 92년 4월에 있었던 캐터필러사와 UAW의 대결. 사용자측이 임금인상을 3년간 13%로 억제하며 의료보험 혜택도 1차 진료소로 제한하겠다는 제의에 노조가 파업으로 맞섰다. 회사와 노조측이 주장했던 최저연봉 상한액은 3만9천9백15달러대 4만4백58달러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서로 위신이 걸렸다고 생각,타협에 실패했던 것이다. 캐터필러사는 공장폐쇄조치 등 초강경수단으로 대응했고 급기야 노조파업 6개월째 가서는 새 근로자를 고용,파업 노조원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UAW는 때마침 파업의 전열이 깨지는 기미를 보이자 그해 4월14일 미 연방 중재위의 중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회사측에 무릎을 꿇었다. 강력한 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공포의 존재였던 UAW가 「이빨빠진 호랑이」로 전락한 날이다. ◆미국 노조는 50년대가 절정으로,당시 근로자의 40%가 노조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16%로 격감됐고 그나마 공공부문을 제외하면 12%에 불과하다. 집행부의 지도력 결핍·도덕성 상실 등에 따른 여론의 이탈이 주요요인의 하나다. ◆지금 현대자동차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동쟁의가 우리에게는 뜨거운 뉴스가 되고 있다. 노사들은 여론의 소리를 경청해야겠다.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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