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2·12 증언청취」의 허실/이계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2·12 증언청취」의 허실/이계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23 00:00
0 0

21일 하오 4시 서울 가든호텔 2층 연회실. 민주당의 「12·12 쿠데타 진상조사위」가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과 김진기 전 육군 헌병감에 대한 공개증언을 청취한 이 자리에는 보도진과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12·12 진상규명에 쏠리고 있는 국민들의 관심이 새삼 피부에 와 닿았다. 그래서인지 증언은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3시간20분동안이나 계속 되었다.『박정희대통령의 비호아래 성장한 하나회의 정치장교들이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장애물인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 12·12 군사반랍입니다』(장태완씨)

『12·12는 처음부터 끝가지 속임수와 조직에 의해 저질러진 비열한 하극상이요 군사반란입니다』(김진기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를 「박 대통령 시해사건 수사과정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구국의 일념에서 나온 결단」이라고 주장한 사실을 새삼 상기시키면서 12·12의 성격을 묻는 조사위원들의 질문에 두사람은 주저없이 『12·12는 군사반란』이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12·12 직후 부친이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의 비운을 비관해 자살한 외아들을 자신의 가슴에 묻어야했던 장태완씨. 그가 아들이 다니던 서울대뒤 관악산 연주대에 올라가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을 생각도 한때 해봤으나 12·12 진상을 밝히기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지난 13년간의 회한을 털어놓을 때 장내는 일순 숙연해졌다.

이날의 공개증언 청취는 두장성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12·12 진상에 한걸음 다가가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날의 질문과 증언 모두가 사실관계보다는 주장과 단정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전·노 두 전 대통령측은 최근들어 12·12에 대해 일체의 반응을 삼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법정에 가서 모든 상황을 까놓고보면 불리할 것도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정부는 12·12를 「하극상에 의한 군사쿠데타적 사건」이라고 성격규정을 하면서도 궁극적 판단은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한발을 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12·12의 역사적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사실 추적과 이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