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임 러시아·중국 서울특파원이 본 「한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임 러시아·중국 서울특파원이 본 「한국」

입력
1993.06.22 00:00
0 0

◎“북 핵문제 해결은 남북 직접대화로”80년대 중반 평양에서 구 소련과 중국 언론의 특파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동갑내기 두 기자가 7년만에 서울에서 특파원으로 다시 만났다. 본사와 각각 제휴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 RIA 노보스티 통신의 세르게이 쿠다소프 특파원(44)과 중국 인민일보의 서보강특파원(44)은 이달 중순 서울에 도착한후 서로 부임소식을 확인하고 본사에서 만나 냉전종식을 전후로 한반도의 남과 북을 취재하게 된 감회와 포부를 털어놓았다.<편집자주>

◎중국 인민일보 서보강씨/한국어 능통… 남북가교역 자임

중국 인민일보의 초대 서울특파원으로 부임한 서보강기자(44)는 지난 16일 입국,취재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신화통신에 이어 중국 언론인으로는 두번째이지만 신문기자로는 처음이다.

서 기사는 중국의 공산정권 수립으로 단절됐던 양국간 외교관계가 지난해 정상화된 이후 줄곧 서울특파원을 꿈꿔오다 이번에 「소원성취」했다고 매우 만족해 했다.

이는 75∼81년,86∼90년 두차례에 걸쳐 모두 13년동안 평양특파원을 지낸바 있어 한국말에 능통한 탓도 있지만 이웃나라 「조선」의 남북을 잇는 역할을 자임해왔기 때문이다.

서 기자는 중국도 지금 한창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로의 개혁과 부패척결에 몰두하고 있는만큼 김영삼정부의 문민개혁 정치를 보는 느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에서 문민정부의 출현은 사회적 진보와 국민의식의 성숙도를 상징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껏 축적돼온 경제발전의 토대위에서 정치 사회분야의 발전이 필요한 때에 시의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한다.

서 기자는 이어 개혁에 따르는 진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지도자와 공무원 그리고 사회민간부문이 합심해야 한다면서 그 나름의 「삼위일체론」을 강조했다.

그는 『탈냉전과 높아만가는 무역마찰의 파고는 이념보다는 경제문제의 해결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특히 국민의 생존권적 차원에서 자급능력을 염두에 둔 한국의 새 농업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서 기자는 이와함께 근면한 근로의욕,부단한 인력개발,공부하는 국민상 정립 등을 의미하는 「창업정신」이 한국에서 다시 불붙게 되기를 기대했다.

서 기자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중국의 일관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남북의 직접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북경에서도 한국일보와 서울경제신문을 받아보며 한국을 계속 공부해왔다는 서 기자는 속보성과 객관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한뒤 4백만부의 인민일보도 올해말 현재 8면에서 16면으로의 증면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기자는 산동성 의현출신으로 북경대 동방언어학부 조선어학과를 졸업한뒤 언론에 투신,주로 국제관계의 일을 담당하면서 부임전에는 국제부 아시아담당팀장으로 일해왔다.<고태성기자>

◎러시아 RIA 노보스티통신 세르게이 쿠다소프씨/“한·러 양국 경제협력이 급선무”

러시아 RIA 노보스티통신사의 초대 서울지사장겸 특파원 세르게이 쿠다소프 기자는 지난 11일 부임한뒤 『서울 날씨가 무척 덥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83년부터 87년까지 평양에서 구 소련의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익숙했던 북한의 여름날씨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쿠다소프 기자는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소련이 접촉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모스크바의 한국통으로 통했다.

그는 그뒤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한국의 정치인·경제인·학자를 비롯한 한국의 지도급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가지면서 서울특파원으로 올 생각을 굳혔다.

『신생 러시아에서 옐친 대통령이 신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때에 한국에서도 30년만에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가 탄생,새 한국 창조의 기치를 높이 쳐들고 있어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라고 앞으로의 기대를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양국은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책에 이은 통일문제에 많은 협조를 하게 될 것이지만 당장은 무엇보다도 경제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쿠다소프 기자는 현재 러시아정국이 불안정해 구 소련이 한국으로부터 빌린 돈의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러시아 정국이 안정되면 우주·신소재공학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양국 경제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핵은 김부자정권이 체제를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임이 분명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남북한과 러시아,미·중·일 등 관련국들이 함께 노력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한반도의 통일은 한국민의 이익뿐 아니라 아시아,나아가서는 세계평화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꼭 통일 될 것』이라는 「덕담」더 아끼지 않았다.

쿠다소프 기자는 72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국립극동대학에서 문헌학을 전공하여 한국어를 배웠고 지방신문기자를 거쳐 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정보센터 연구원,「극동의 제문제」 편집부국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영어도 능통하며 88년이후 서울을 6차례나 다녀간 바 있어 한국에도 아는 이가 많다. 치과의사인 부인(나타샤)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는데 작은 아들 키릴군(16)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기 위해 이번에 함께 데려왔다.<남영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