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귀국 이 대표에 큰 힘”/「정치불참방법」 관심 증폭이기택대표와 김대중 전 대표의 지난 20일 「영국회동」이 민주당내에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측은 이 대표의 당내입지 호전을 점치는가하면,최고위원 등 주요당직자들 역시 김 전 대표 귀국이 민주당내 역학구도에 가져올 변화를 한번씩은 짚어보는 눈치이다. 그런가하면 이 대표 출국에 맞춰 「다리걸기」를 시도했던 비주류측도 「영국회동」 여파를 저울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내에서 이는 이런저런 관심들은 귀국후 김 전 대표의 위상과 거취,이에 따른 이 대표의 입지 및 당내 세분포의 변화가능성,그리고 이들과 김영삼대통령과의 관계가 그릴 정국의 모습 등으로 요약된다.
영국회동의 우선적인 화제는 두사람 사이에 오고간 상대에 대한 찬사들이다. 먼저 김 전 대표는 명주·양양 보선승리를 기뻐하면서 『당발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표가 참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이 대표를 한껏 추켜 올렸다. 또 이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정치지도자로서 우리 정치사에 아주 예외적인 존재』라고 극찬했다.
두사람 사이의 회동내용이 상당히 만족스러웠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김 전 대표는 특히 『영수회담이 잘 됐다』고 비주류를 중심으로한 당내 일부 비판론에 쐐기를 박았다.
다음으로 주시되는 부분은 김 전 대표의 거듭된 정치불참 확인이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와의 단독 요담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거듭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이와함께 『당운영에 대한 개입도 일체 없을 것』이라고 이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정치불참의 「방법」. 김 전 대표는 통일문제에 전념,이를 집중 연구하기 위해 「기구」를 설립할 뜻을 밝혔는데,이는 김 전 대표 나름대로의 독자영역 개척시도로 풀이된다.
또 한가지의 관심은 이번 회동에서 나타난 김 전 대표의 「조언」. 그는 이 대표가 당을 적극적으로 이끌 것을 희망하면서 『남은 하위 당직인선이 또다시 나눠먹기식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번 회동결과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기택체제가 일단 검증을 통과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번 회동이 이 대표의 지도력이 전에 비해 한단계 뛰었음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보다 엄밀히 말하면 이 대표는 지금부터 「또다른 시작」을 하고 있을뿐』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다른 중진인사는 『최근의 몇가지 성과의 바탕위에서 김 전 대표가 귀국하면 이 대표는 중진그룹 내지는 비주류에 대한 방풍역할까지를 김 전 대표에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전 대표의 귀국이 이 대표의 당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인사는 이와함께 『다만 이 대표의 정치스타일만큼은 스스로 각성이 필요하다』며 『주변을 포용할 줄 아는 「작풍의 정치」를 김 전 대표에게 배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전 대표 「귀국이후」와 관련,『김 전 대표가 귀국해 서울근교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당에 활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달리 말하면 김 전 대표의 영향력이 자의든,타의든 미칠 것이란 말이다.
원외의 한 유력인사는 김 전 대표의 향후 입지에 대해 『한마디로 초당적 입지,초당적 존재를 상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김 전 대표가 정부와 야당에 대해 시민의 입장으로 거리를 유지하려하고 있음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며 『그의 정치적 지분은 현실정치 밖에서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관련,다른 관측통은 『김 대통령 입장에서 야권의 상대자를 찾는다면 비영남쪽 인물을 선호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시간이 흐르면서 김 전 대표가 국정운영에서 차지할 비중은 「다른방식」으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문제는 김 대통령측에서 김 전 대표를 견제내지 경계하려는 심리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는 마지막 결론이라는 것이 없는 세계』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김 전 대표의 귀국후 위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서 이 대표의 「운신의 폭」 역시 이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정해질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결국 이번 김·이 영국회동은 야권내부 지도력이 제2의 형성기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김영삼대통령을 축으로 한 새로운 정치권 구도의 전개가 관심의 대상일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두사람의 영국회동은 김 전 대표의 귀국후의 상황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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