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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싱가포르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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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싱가포르 야당

입력
1993.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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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 반정부인사 치 선출/강력한 야당 출현가능성 예고오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출을 앞두고 싱가포르 정계에 야당진영 개편 등 변화조짐이 일고있다.

지난 91년까지 유일한 야당의원이자 싱가포르 야당의 상징으로 통하던 싱가포르민주당(SDP) 사무총장 치암 시 통이 최근 물러나고 싱가포르 반체제 기수로 알려진 치 순 후안 전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수가 후임에 선출되면서 야당지도부는 세대교체와 함께 진통을 겪고있다.

오랫동안 야당을 이끌어온 치암 총장의 사임은 단기적으로 보면 야당세력의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도 우려되나 장기적으로는 「진짜 야당」의 출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정치분석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치암은 지난 80년 SDP를 결성,세번의 실패끝에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돼,91년 총선전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의 유일한 야당의원이었다.

그러나 91년 총선은 싱가포르 정치에 변화를 몰고왔다. 총 선출의석 40석중 SDP가 3석,노동자당(WP)이 1석 등 야당이 모두 4석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결국 치암의 「원맨쇼」 시대의 종막과 함께 정당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치암은 아마도 자신의 「원맨쇼」시대에 향수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내 비판세력들은 『당이 곧 치암일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독선적으로 당을 이끌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당내부의 새로운 세대로부터 집권인민행동당(PAP)에 너무 유화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싱가포르에서 집권당과 야당의 대결은 흔히 골리앗 대 다윗의 싸움에 비유될 정도로 야당의 기반은 취약하다. 이런 환경에서 치암이 없는 야당이 과연 어디로 갈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치암의 뒤를 잇게된 치 박사는 얼마전 국립 싱가포르대학 교수로 재직중 학교공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해직된 후 이를 정치탄압이라며 단식투쟁을 벌여 세계언론의 주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91년 선거에서 당선된 2명의 SDP의원과 손잡고 「부키곰박 캠프」라고 불려지면서 정치 단체를 만들어 새로운 야당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야당은 지난 총선에서 이 나라 특유의 선거제도 때문에 비록 4석의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지만 총 유효투표의 39%를 얻었다. 이는 싱가포르에 강력한 야당이 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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