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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작가 윌리엄 골딩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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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작가 윌리엄 골딩 타계

입력
199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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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본성속 악의 개념 심층묘사/83년 노벨상 받으며 늦깎이명성「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의 작가 윌리엄 골딩이 19일 남잉글랜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골딩은 인간본성에 내재된 악의 개념을 우화적인 기법을 통해 심도있게 묘사한 「파리대왕」을 비롯,「피라미드」 「전갈좌의 신」 「싸움의 제전」 등 현대판 서양고전으로 대접받는 무게있는 작품들을 집필,지난 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영국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다.

그는 명쾌하고 사실적인 필치로 극한 상황에 감응하는 인간 내부심리의 궤적을 다양한 시각으로 교직시키면서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원죄적 근원을 표출시킨 금세기 상징주의문학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는 시인,음악가,극작가,사회인류학자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인생유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911년 영국 남부 콘월주 뉴케이의 세인트 컬럼 마이너에서 태어난 그는 명문 옥스퍼드대에 입학,화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후 고향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던중 40년에 해군에 입대,독일전함 비스마르크호 격침과 노르망디상륙작전에 참가하는 특이한 체험을 가졌다. 그의 참전경험은 파리대왕의 이면으로 녹아들면서 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에서 돌아온 직후 54년 처녀작인 「파리대왕」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생을 시작했다. 21개 출판사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로부터 시작된 그의 문단생활은 그후 11개의 소설과 2개의 수필집 및 희곡집 발표에도 불구하고 어렵기 그지 없었다.

83년 심사위원들의 논란끝에 수상한 노벨문학상이 그를 세계적 작가로 대접받도록 해주었을뿐이다.

특히 파리대왕은 63년 영화화를 계기로 26개 국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늦깎이작가의 성가를 높여주었다.

그러나 오히려 노벨상이 가져다준 관심과 명성을 부담스러워했던 골딩은 부인 앤 여사와 함께 바다가 보이는 향리 콘월에서 자신을 은둔과 사색에 가둔채 말년을 보내왔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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