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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 시각차/이충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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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 시각차/이충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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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이 지난 17일 민자당에 대해 전쟁기념관사업 백지화 방침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전쟁기념관은 당초 예정대로 사용될 전망이다.무용지물·예산낭비라는 비난여론에 따라 전용방안이 검토되던 전쟁기념관사업이 불과 며칠새 원점으로 돌아간 배경에는 이 사업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까지 와있다는 국방부 의견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다수 현역군인은 애당초부터 전쟁기념관 건립을 반대했으며 아직도 지금이라도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활용방안도 신중히 검토해보자는 의견이 상당수다.

현역 군인들이 전쟁기념관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는 이렇다. 통일을 앞둔 시점에서 민족사에 가장 비참했던 동족상잔의 내전을 기념할 필요가 있는가,필요가 있다해도 그토록 대규모로 세워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국방부에 근무하는 현역 장교들은 청사 맞은편에 모습을 드러낸 대규모 전쟁기념관을 보면서 하루 한두번씩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더욱이 건설비가 국방예산에서 충당되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호국을 생각하기보다 대부분 집 한채 마련하지 못하고 전세집을 전전하는 군인들의 처지를 돌이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전시품이 부족해 각군 박물관과 사단급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옮겨 전시토록 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는 유물은 역사성과 현장성이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개관이후에도 엄청난 경비가 소요되고 적자를 국방예산에서 충당할 수 밖에 없는 점도 골칫거리이다.

국방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견해는 현역 군인들의 보편적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 국방부 차원을 떠나서라도 국가의 중요정책이라면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어야 옳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녕 완공이 눈앞에 다가와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건물이라면 전시물의 내용을 조정하고 명칭이라도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쟁을 기념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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