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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유엔군 희망작전」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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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유엔군 희망작전」 퇴색

입력
199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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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벌중심 반미·반유엔 감정만 높아져/지리한 소탕작전 우려… 한국군도 “긴장”소말리아 주둔 유엔군은 17일 현지 최대군벌인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파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전개,유엔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을 응징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군 주축의 유엔군은 이날 상오 1시30분 AC130기의 폭격을 시작으로 지상작전을 실시,아이디드파와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정확한 피해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엔군은 5명,소말리아인은 60여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수백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에서 유엔군의 목표는 지난 5일 파키스탄군 23명을 사살한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아이디드파의 최고 지도자 아이디드의 체포였다.

때문에 4시간에 걸친 폭격이 끝나면서 유엔군은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아이디드의 저택을 포위,아이디드 추종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그러나 아이디드는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으며 유엔군은 아이디드의 다음 은신처로 알려진 디그퍼병원을 급습했지만 끝내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조 실리 유엔 대변인은 이날 작전으로 아이디드의 지휘본부를 해체하고 반군조직을 와해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의 평가와는 달리 소말리아에서는 군벌을 중심으로 반미내지 반유엔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3일 파키스탄군이 모가디슈에서 비무장 소말리아 시위대에 발포,소말리아인 20명이 사망한데 이어 이날 지상전에서도 수십명의 민간인이 희생되자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증폭되고,특히 「미군 타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주도 유엔군은 아이디드를 소말리아의 평화를 해치는 원흉으로 규정,체포령을 내렸지만 추적이 집요할수록 아이디드의 인기는 올라가고 사태는 유엔군 대 소말리아 민족군의 대립양상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올해 57세로 알려진 아이디드는 독재자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가 91년 1월 쿠데타로 실각하기전까지 군·행정부의 요직을 거쳐 인도 대사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바레가 물러난후 피비린내 나는 내전의 와중에서 최대의 군벌을 형성한 아이디드는 지난해 12월 유엔군의 희망회복작전이 시작되기전까지 소말리아 최대의 군사·정치세력으로 군림해왔다.

유엔군은 지상작전을 전개한 이상 아이디드 등 군벌세력을 근절할 때까지 어떤 군사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벌조직과 민간인의 구별이 모호하기 때문에 군사작전이 계속될 경우 민간인의 추가 희생은 불가피하다.

또 군벌의 반격도 화력이 강한 미군이 아닌 파키스탄 공병대 등 지원군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민간인이나 평화유지활동 지원차 파견된 비전투병력의 희생만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달 중순께 소말리아에 도착하는 한국군 공병대 2백50명과 장비는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비전투지역으로 발라드에 주둔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군이 조속한 시일내에 아이디드를 체포하지 못할 경우 군벌세력은 모가디슈의 외곽으로 본거지를 옮겨 게릴라전을 전개할 것이므로 한국군 피해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시작한 「희망회복작전」은 물건너간 대신 지리한 게릴라전이 펼쳐지지 않을까 우려된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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