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이후 처음… 9만6천여명 더 많아/산업조로화 의미… 대책 시급놀고 먹고 마시는 업종인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취업자수가 82년이후 처음으로 제조업 취업자수를 앞지른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91년 8월 처음으로 전체 서비스업 취업자수보다 적어졌고 올들어서는 순전히 먹고 마시고 노는 업종인 음식·숙박업 부문과 도소매부문 취업자보다도 숫자가 적어지게 된 것이다. 제조업 근로자가 이들 소비성 업소 종사자보다 더 적어지게 된 것은 제조업 공동화 및 이에 따른 산업의 조로화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90년대 들어 급격히 진행된 제조업의 침체와 사치향락 및 소비성 업소의 이상비대로 산업구조가 왜곡되고 그 결과 이들 업종간의 임금과 이윤격차가 크게 벌어진데다 사회에 만연된 힘든 일 기피현상,기능직과 숙련공 부족 등 노동수급상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는 교육환경 등 사회 전반의 「제조업 기피」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차제에 산업정책은 물론 노동 교육 등 경제 사회 정책전반에 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제조업 취업자는 4백53만9천명이었으나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종사자는 4백55만1천명으로 제조업보다 1만2천명이 많았다. 3∼4월 들어 이들 업종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4월에는 제조업이 4백55만9천명에 불과했으나 음식 숙박업 등은 4백65만5천명에 달해 제조업보다 9만6천명이나 더 많아졌다.
취업자에 있어 제조업이 도소매 음식·숙박업에 역전당하기는 지난 82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91년 1월 5백1만명으로 피크에 달한뒤 그해 8월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음식·숙박업 등은 불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같은 취업자 구성의 왜곡은 갈수록 제조업에 불리해지고 있는 경제 사회여건을 반영한 것이다. 90년대 들어 불황이 시작되면서 제조업체,특히 노동집약산업인 섬유 신발 완구업체들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등 막대한 타격을 받았지만 서비스업 등은 지속되는 소비증가(1∼3월의 경우 GNP는 3.3% 증가,민간소비는 5.5% 증가)로 그다지 불황을 타지 않았다. 덕분에 음식·숙박업은 제조업보다 높은 이익을 냈고 종사자 임금도 91년의 경우 월평균 77만3천원으로 제조업의 69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여기에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 기피현상으로 외국인 불법체류 근로자가 우리 일자리를 잠식했고 국내 기업이 저임금을 찾아 해외투자에 나선데다 기능공 숙련공 부족현상마저 가세했다. 돈 잘 벌리며 월급 많고 일하기 편한 서비스업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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