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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노사 공생론」 피력/기업 대표 초청 조찬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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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노사 공생론」 피력/기업 대표 초청 조찬 대화록

입력
199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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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대우 부족­이기주의 모두 문제”/“기업경영 공개­꾸준한 대화가 화합 열쇠”김영삼대통령은 18일 울산 현대계열사 노사분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경고도 함께 보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노사화합 모범업체 대표 10명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현대 노사분규를 중점 거론,『노사 어느 쪽이든 법을 어기면 어느 측에도 기울지 않고 엄정히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대통령은 자신의 「노사관」을 분명히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우선 사용자측의 문제를 지적했다. 현대가 다른 기업보다 임금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연례행사처럼 노사분규가 일어나는 것은 사용자측의 「성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 성의란 바로 임금이 아니라 인간적 대우라고 김 대통령은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근로자측에 대해서도 『지나친 이기주의적 행동은 회사는 물론 나라에도 엄청난 피해를 주고 결과적으로 자기 이익에도 해롭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우리 근로자들 사이에 고통분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유독 현대계열 근로자들만 지나치게 이기주의에 빠져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언급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기업주는 문제해결에 좀더 성의있게 대처하고 근로자도 위법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가 과거처럼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따른 해결쪽으로 사태를 몰고가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의미깊은 지적을 했다.

김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초점은 『노동자 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고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노사 공동운명체 의식」에 모아진다.

▲김 대통령=현대그룹의 노사분규가 연중행사차럼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노사화합을 이룬 기업체 대표들을 만나 기쁘다.

▲김광호 삼성전자 사장=며칠전 중남미에 다녀왔는데 수출이 잘돼 금년 58억달러 목표에서 62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다만 주변에서 노사분규가 일기 시작해 불안하다. 우리 회사도 외부에서 노조를 만들려는 기도가 있었으나 노동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그 기도를 막았다.

우리는 첫째 신바람운동을 전개했다. 둘째 사원 스스로 제안·건의한 것을 채택해 보람을 느끼게하는 품질운동을 폈다. 셋째 노사위원을 두어 자주 서로의 의견을 교환,처리하게 했다. 넷째 복지후생은 생산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추진했다.

▲박영주 이건산업 사장=대부분의 노동자는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일부 의식화된 노동자가 투쟁 자체에 목표를 두고 회사를 뒤엎으려 한다. 해직근로자중 일부는 바로 그런 사람들인데 복직시키면 다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김태섭 신아조선 사장=우리는 전사원 지주제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노조가 없고 임금문제도 협상이 아닌 협의로 결정한다.

▲김상응 삼양사 사장=노사화합에 특별한 방법이 있는게 아니다. 윗사람 아랫사람 없이 꾸준히 대화하고 노동자를 인간대접해주는 것만이 노사화합의 지름길이다.

▲정동섭 태림포장 사장=우리 회사도 전종업원이 주주이다. 다만 극소수 좌경 노동자가 있을 때 기업을 어렵게 만든다. 기업이 이들을 해고하면 2년 걸리는 판결이 끝날 때까지 노조원 자격을 그대로 주기 때문에 그동안에 회사는 망하고 만다.

▲최병민 대한펄프 사장=요즘 엔고 덕분에 수출이 호조다. 종업원들과 함께 일본 회사를 견학하고 있다. 정부서 노사관계에 원리원칙을 지켜 선을 그어줘야 한다.

▲이승철 대웅제약 사장=지난 73년 주식공개와 더불어 우리 사주제를 실시,주인의식을 높였다. 또 성과배분제 청년중역제 전사원 여름캠프 등을 실시,노사화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성태 해덕기계 사장=노동자들과 가끔 선술집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다. 김 대통령의 고통분담 호소를 전달하자 쉽게 호응해주었다.

▲박성형 신라섬유 사장=사원 장학제도로 노사화합을 기하고 있다.

▲고영환 녹십자의료공업 사장=우리 회사엔 노조가 없다. 공개원칙으로 바닥까지 경영을 알게 해주고 있다. 5년이상 근무한 퇴직자도 사내 행사에 초대하는 영구가족제를 실시하고 있다.

▲황정현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중요한 것은 법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다. 엄격히 법을 적용하면 더 좋은 노사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정진화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원하는 것 같지만 근로자 의식조사로는 인간적 대우요구가 더 높다.

▲김 대통령=우리 기업주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먼 곳에 집을 잘 짓고 자동차로 출근한다. 그러나 일본 경영주들은 회사 가까이 집을 두고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퇴근때 종업원을 몇명씩 집으로 데리고 가 대화한다. 그러나 근로자들도 자기만 생각지말고 회사와 나라를 살리면 그 혜택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만 생각하면 계열사 다른 동료에까지 피해가 간다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근로자 쟁의만 없다면 확실히 우리 경제는 일어난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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