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이후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확대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금융조치들이 잇달아 취해졌지만 막상 투자 주체인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설비투자 아닌 은행 고금리상품에 묻어두면서 재테크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금리시대의 대표적인 고금리계정으로 꼽히는 은행 기업금전신탁 잔액은 지난 16일 현재 11조5백48억원으로 올들어 3조7천6백57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기업금전신탁 연간 증가액 3천5백78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며 신경제 1백일 계획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자금(1조2천억원)에 비교해 보아도 세배가 넘는 금액이다.
특히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격히 팽창하는 4∼6월에도 예년과는 달리 기업금전신탁에는 월평균 7천8백50억원의 돈이 몰렸으며 이달들어서만도 4천7백34억원이나 늘어났다.
현재 6개월짜리 기업금전신탁의 연평균 이자율은 11.4%로 정기예금(1년 만기기준 연 8.84%)과 양도성 예금증서(3개월 만기기준 발행금리 10.66%)보다도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특히 올들어 두차례에 걸친 규제금리 인하조치로 기업대출금리(일반대출 연 8.5∼10%,당좌대출 9.5∼11%)와 회사채 발행금리(연 11%)가 크게 낮아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심지어 은행대출금이나 회사채 발행으로 생긴 여유자금을 신탁계정과 같은 고금리 금융자산에 저축,이자놀이를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잇단 부양조치와 엔고에 따른 수출호조로 경기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본격적인 설비투자의 시점을 관망하고 있어 신탁계정을 이용한 기업의 재테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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