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폭로자 메타… 작년 금융비리 피소/당국 사법처리 움직임에 「물귀신작전」인도의 나라시마 라오 총리(72)가 최악의 뇌물스캔들에 휩쓸렸다.
라오 총리의 뇌물수수설은 봄베이의 주식중개인 하르샤드 메타씨(38)가 16일 라오 총리에게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폭로하면서 표면화됐다.
메타는 지난해 발생한 인도 최대 금융스캔들의 장본인으로 봄베이 주식시장의 「큰손」.
「인도 금융계의 황제」로 통하던 메타는 지난 91년 11월 당시 라오 총리의 정치생명이 달렸던 인도 남부의 재선투표직전 두차례에 걸쳐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거액의 선거자금을 라오 총리에게 직접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메타가 전달했다는 돈은 1천만루피. 미화 32만달러에 해당하며 액수도 라오 총리가 직접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라오 총리를 「정치적 후원자」로 삼기위해 이 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두사람이 갈라서게 된 것은 지난해 인도전역을 강타한 최대의 금융사고가 계기가 됐다.
메타는 다른 주식중개인 은행들과 공모,총 20억달러의 은행돈을 빼내 봄베이 주식시장에 쏟아부었다. 「치고 빠지기 작전」으로 주가를 조작,메타는 부당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에 연루된 유명 외국은행만도 시티뱅크,BOA,홍콩은행 등 수십개에 달한다. 메타는 지난해 4월 뇌물증여,위조,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사건이 터지자 그간 돈으로 엮어놓은 거물정치인,국회의원,금융인의 이름을 하나씩 털어놓으며 끝까지 버텨보려던 메타는 당국이 끝내 자신을 사법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 마지막으로 라오 총리를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작전을 택한 것 같다.
라오 총리는 성명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은 진상규명과 함께 총리사임을 요구하고 나섰고 연일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파문은 커가고 있다.
인도국민들은 이 사건을 지난 86년 스웨덴 무기회사 보포사 스캔들과 동일시하고 있다. 보포사는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라지브 간디 당시 총리 등 고위관리들에게 총 13억달러의 커미션을 제공했고 이 여파로 간디는 89년 총선에서 대패했다.
라오 총리는 메타와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메타의 폭로에는 물증이 없어 진위여부는 법적인 검증과정을 거쳐야 밝혀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집권당의 내분과 힌두교 원리주의자들의 득세로 가뜩이나 기반이 약해진 라오 총리 정부에 치명타를 입힐 것은 분명하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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