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처우·악역 감수했는데…”김춘도순경(27·경장추서) 장례식이 16일 상오 10시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광장에서 유족과 친지,이해구 내무·오병문 교육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김효은 경찰청장 등 경찰간부·동료 등 1천5백여명의 애도속에 거행됐다.
참석자중에서도 경찰관 사복기동대원들의 얼굴에는 남다른 비애가 감돌았다.
전·의경과 달리 범죄현장을 누비는 형사기동대원이 되기 위해 공채를 통해 경찰에 입문한 이들에게 시위진압현장에서 당한 동료의 횡사는 못다이룬 민완형사의 꿈 때문에 더욱 비통한 일이었다.
공채 복무규정에 따라 이들이 각종 시위현장에 동원돼 「백골단」이니 「청색체포조」니 하는 「악역」과 낮은 처우를 감수해온 것은 장차 사건형사로서의 미래에 대한 소박한 기대 때문이었다.
현재 서울경찰청 기동단 산하 4개 기동대에 배속된 경찰관 사복기동대원은 20여개 중대 1천여명. 이들은 중앙경찰학교 등에서 6개월여의 기본교육 및 훈련을 마치고 「다중범죄진압」 근무에 대한 의무복무규정에 따라 기동단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들은 공무원임에도 업무특성상 군생활을 방불케하는 철저한 단체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하루 걸러 기동대 내무반 대기를 해야하고 유사시에는 무한정 비상대기가 이어진다. 사회생활은 물론 중대당 30%에 이르는 기혼자들의 가정생활이 정상적일 수가 없다.
업무 역시 특화되지 못하고 다중범죄진압·혼잡경비·대간첩작전 등 주임무외에 수시로 교통지도단속·방범 등 범죄예방활동,각종 경호경비에 동원되다보니 경험을 축적할 틈이 없다. 끼니당 식비도 6백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에 유동적인 보직발령과 열악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결식장에서 비통에 잠겨있는 경찰관 사복기동대원들의 가장 깊은 비애는 자신들이 맡은 「공직」이 과연 맞아죽을 만큼 잘못된 것이었나 하는 의문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고인의 동료인 81중대 고윤근순경(27)은 고별사에서 『아무리 좋은 세상이 온다하더라도 이건 너무 큰 대가』라고 오열했다.<장인철기자>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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