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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취임 백일… 보선·영수회담 “면모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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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취임 백일… 보선·영수회담 “면모일신”

입력
199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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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대표 위상 “괄목상대”/DJ 그늘벗고 홀로서기 가능성 확인/당운영·세력재편에 파급효과 큰관심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입지가 부쩍 강화되고 있다.

이 대표는 극적인 6·11 보선승리에 이어 청와대 영수회담,16일부터의 유럽순방 등을 통해 당안팎에 제1야당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도토리 키재기」라던 지난 3월 전당대회 당시나 당지도부내 「9인 최고위원의 1인」 지위에 머물러야했던 최근까지의 상황과 비교할 때 현재 이 대표의 위상은 껑충 뜀뛰기를 한 셈이다.

그리고 이는 19일로 대표 취임 1백일을 맞는 시기와도 몰려 흥미롭다. 이 대표의 이같은 위상강화는 앞으로 당내의 세력재편 방향,나아가 정국에도 영향을 파급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뜀뛰기는 6·11 보선승리가 구름판이었다. 야당 불모지 강원도에서,민자당측의 거당적인 공세속에 최욱철후보가 낚아올린 승리는 민주당 전체의 기쁨이기도 하지만 이 대표에게는 긴 가뭄끝의 단비였다.

아직까지 당 곳곳에 넓은 자장을 드리우고 있는 김대중 전 대표의 흡인력의 미칠 수 없는 곳에서 자신의 직계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이 대표는 늘 미심쩍었던 홀로서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같은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전에 열린 15일의 청와대 영수회담을 통해 이 대표는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협상 상대역으로 「공식인정」 받음으로써 한결 이지를 강화했다. 특히 영수회담은 추후 언제든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김 대통령과 마주할 수 있는 「독점적 대화권」을 따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오는 20일 영국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이기택체제 1백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고 변함없는 지원을 담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심이 어떻건 김 전 대표는 정치를 떠난 사람으로서 이 대표의 현실적 지위를 인정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앞으로의 당운영에 상당한 힘으로 이 대표에게 작용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은 이 대표의 지도력이 조금씩 제모양을 잡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그저 「동급자」로 이 대표를 바라보던 다른 최고위원들의 시각도 수정의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비주류측에 일종의 위기의식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당권경쟁에서 이 대표를 위협했던 김상현 전 최고위원이 16일 이 대표의 출국에 앞서 비주류 단합대회 성격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수회담 결과를 성토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은 급격한 이 대표의 위상제고를 견제하려는 다급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게 일반적이다.

비주류측의 이같은 위기의식은 김 전 대표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커지게 돼 있던 것이었으나 이 대표의 괄목할 이미지 제고로 한껏 증폭됐다고 할 수 있다.

이날 모임에는 김 전 최고위원을 비롯,신순범 신기하 이영권 최낙도 김종완 오탄 이희천 조홍규 김말룡 이윤수 박정훈 김원길 김옥천 강철선의원 등 15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나 이 숫자는 오히려 비주류측의 상대적인 위축으로 읽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같은 분위기 호전을 살려 진정한 대표로서의 권위를 살려갈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아직도 넘어야할 고비가 숱하기 때문이다.

우선 김 전 대표의 귀국후 동교동쪽에 쏠릴 당내 신민계의 눈길을 어떻게 모아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최소한 적의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는 과제는 이 대표에게 이번 영국방문에서의 김 전 대표 회동에서도 긴장을 자아내는 대목일 것이다.

또 그동안의 당직인선과 앞으로 마무리지을 하위당직인선에서 잃게될 자기 세력을 보충하는 문제는 95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커다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 사정정국을 맞아 주춤한 감은 있으나 당에 대한 재정기여도가 낮은데서 오는 불만은 언제고 이 대표의 권위를 위축시키는 시한폭탄이다.

따라서 유럽순방을 마치고 돌아온후 7월부터 이 대표는 본격적인 지도력 시험에 임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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