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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지속·정치복원” 공감/여야 영수회담 의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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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지속·정치복원” 공감/여야 영수회담 의미분석

입력
1993.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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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지원·합의바탕 국정운영 폭 확대/여/당 위상제고·대화채널 상설화 성과/야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 민주당 대표는 6·15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개혁추진과 관련해 각본에서는 일부 의견차이를 보였지만 총론에서는 사실상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개혁의 원칙과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가장 의미있는 부분이라할 수 있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야당의 개혁동참을 요청했고 이 대표는 현재의 개혁추진과 성과에 대해 경의와 공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담후 당사에서 『김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믿어볼만 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회담결과에서 보듯 여야는 새정부 출범후 첫 영수회담에서 새 동반자관계의 정립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과 이 대표는 사실 영수회담 필요성을 서로 느끼고 있었다. 그같은 필요성이 회담결과로도 이어진 것이다.

김 대통령 입장에서는 우선 야당을 개혁정책에 동참시킴으로써 국정운영의 폭을 그만큼 확보하게 됐다. 김 대통령이 취임후 지금까지 단행해온 개혁은 자신의 의지와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2단계 개혁추진을 앞두고 이제 국민의 의식개혁 동참과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국민의 개혁동참을 위해서는 개혁바람의 뒷전에 밀려나 있던 야당부터 끌어안을 필요가 있었다. 법과 제도의 뒷받침은 어차피 국회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불가결하다.

이런 점에서 김 대통령은 이날 야당의 협조의사를 받아냄으로써 청와대 독주에 의한 개혁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불식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 역시 줌으로써 얻은 것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보궐선거 승리의 연장선상에서 대등한 여야관계를 과시했다. 개혁 강풍속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던 야당의 지분과 국정운영의 동반자적 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 개인으로서도 약체리더의 이미지에서 탈피,김 대통령의 개혁협의 대상이라는 「야당의 대표성」을 공인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있는 대목이라 할만하다.

김 대통령과 이 대표,즉 새 여야관계를 반영하는 내용은 또다른 회담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국정운영협의를 위해 영수회담을 자주 갖기로 해 대화채널을 상설했다. 또 남북문제 등 주요 정책결정에 앞서 정부가 야당과 사전 상의키로 했다.

김 대통령이 안기부법 개정을 먼저 약속한 것도 더이상 과거처럼 야당을 공작대상으로 삼지않겠다는 문민정부의 대야관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도청방지법 제정에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통령이 보안법 개정의 불필요성을 분명히 한데 대해 이 대표가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시국인식이 어느정도 일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여야 영수는 개혁추진과 관련,몇가지 각론 부분에서 견해차이를 뚜렷이 했다.

특히 민주당이 주장하는 10대 청산과제인 12·12 및 5·18 진상규명과 관련 공직자 사퇴,6공 비리특위 구성 등에 대해 김 대통령은 종전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는 것이다. 여야의 입지와 현실인식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각론 부문의 상이점들은 앞으로 정치와 토론의 장인 국회에서 수렴되어야 한다.

여야 영수가 회담에서 국회 활성화에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깨끗한 선거와 정치발전을 위한 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문제도 여야가 국회에서 정치력으로 풀어가야할 과제이다.

이날 회담은 새정부 출범후 첫 여야 영수회담이었기 때문인듯 총론부분의 인식일치가 있었다고는 하나 대전환기의 비전제시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회담 자체가 정치적 타산에 따라 열린 측면이 있고 서로의 의중탐색에 치중한게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영수회담이 국정운영에 있어 실질적 성과를 보장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여야관계에 달려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중의 하나가 개혁바람에 실종되다시피했던 「정치의 복원」과 이에 따른 국회 중심의 개혁추진에 있다는 지적도 이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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