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회교권 여권신장 큰 관심『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21세기 터키를 선진공업국으로 만드는데 진력하겠다』
13일 터키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로 선출된 경제학 교수 출신의 탄수 실레르 전 경제부장관(47)의 당선소감이다. 실레르는 이날 터키 제1당인 중도우파의 정도당(TPP) 당수 경선에서 이스메트 세즈긴 내무장관과 코크살 토프탄 교육장관 등 2명의 유력한 남성후보를 제압했다. 재적의원 1천1백69명중 1차 투표에서 5백74명의 지지를 얻은 실레르는 2차 투표에서는 의결 정족수인 과반수를 훨씬 넘는 9백33표를 확보했다.
이로써 실레르는 술레이만 데미렐 전 당수가 지난달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TPP 당수직을 승계하며 제1당의 당수가 총리를 맡기로 돼있는 터키 헌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총리직을 맡게 됐다.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방글라데시의 베굼 칼레다 지아에 이어 회교권에서는 세번째로 여성총리에 오른 실레르는 『구 세대에는 딸처럼 대하고 신 세대에는 어머니처럼 보살피며 터키의 앞날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89년 데미렐 현 대통령의 경제담당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실레르는 터키 경제의 개혁을 추진해온 핵심브레인. 이후 2년만에 경제부장관에 기용돼 한때 「데미렐의 수양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터키의 국영기업 민영화정책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조치 등도 그녀가 독자적으로 성안,추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부장관 취임 2년째인 지난해 터키 인플레율은 65%에 달해 그녀의 경제정책은 실패했다는 평.
회교권 여성으로는 드물게 20대 초반 미국에 유학,코네티컷대와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실레르는 고교시절 친구였던 현 남편에게 한때 자신의 성을 따르도록 요구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회교권의 여성은 이제 거듭나야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더이상 차도르뒤에 숨어서는 세계의 변화에 발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신장을 강력히 외치는 그녀가 경제발전과는 달리 아직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한 회교국 터키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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