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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결과가 말해주는 것(사설)

입력
1993.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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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실시된 3개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민자당이나 민주당,그리고 일반국민 모두에게 자성과 자숙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새정부의 개혁정책이 90% 이상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고 자만에 빠져있던 정부·여당은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반성해야할 것은 강원도 명주·양양의 선거 결과만이 아니다. 그곳에서 벌인 과열 타락 불법선거운동도 크게 뉘우쳐야 한다. 장차 민자당의 대표후보로 손꼽은 실력자라고 해서 중앙당의 당직자 국회의원들까지 모조리 내려가 법석을 떨어 「깨끗한 정치」 「조용한 선거」라는 그들 스스로의 개혁 슬로건에 먹칠을 해버렸다.

민자당의 원로후보가 신예의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이유중의 하나는 여당이 자초한 과열운동으로 봐야할 것이다. 중앙당의 거창한 행차와 세과시 지원이 유권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자당의 무리수가 빚어낸 자업자득이다.

명주·양양에서 여당의 거목을 쓰러뜨렸다고 들떠있는 민주당에도 할 말이 있다. 개혁정책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섣불리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야당의 존재가 너무나 미미한 지역에서 새싹을 키워보자는 유권자들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신예후보의 승리를 반기로 즐거워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걸 가지고 개혁에 대한 국민의 평가절하라고 본다면 잘못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의사는 또 있다. 정치의 세대교체 신진대사가 바로 그것이다. 명주·양양뿐 아니라 철원·화천에서도 30대의 신인이 당선했다. 그는 민자당 후보였지만 참신한 인물로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시대가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15대 국회의원 총선이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앞으로 세월이 가면 갈수록 구세대 인물 대신 신세대 새사람을 요구하는 물결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개혁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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