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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정치가 키우기(장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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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정치가 키우기(장명수칼럼)

입력
199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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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돈이 필요하니 떳떳하지못한 돈도 받아야하고,결국 정치인이 뇌물을 받는것은 파렴치행위가 아니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해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정치가 이든 두드리면 먼지가 쏟아지고,재수없이 감옥에 가기도 하지만,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게 무슨 죄냐는듯 다시 나와 활개를 치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지금까지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때마다 입후보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려 했던 것은 정치가들을 「도둑」으로 보는 심리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 사람도 남의 돈 뜯어 정치하겠다는 건데,그 돈의 일부를 우리가 먹은들 무엇이 나쁜가라는 심리가 유권자들을 실속도 없이 부패하게 하고,결과적으로 정치인들을 더욱 썩게했다고 볼 수 있다.

새정부 출범이후 벌어지는 사정회오리는 정치자금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고위권력자들이 재벌의 돈,암흑가의 돈을 가리지않고 먹는동안 「먹는 풍조」가 아래로 흘러 온나라가 고루고루 썩고 있었다.

1년전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모여 발족한 「깨끗한 정치모임」이 새삼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깨끗한 정치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망하겠다는 위기의식이 국민사이에 고조되고 있다.

그들 초선의원들은 우선 유권자들의 경조사를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수액다수의 후원회원들을 확보하고,당원들로부터 당비를 걷어서 비용의 일부라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인식변화가 뒤따르지 않아 고전하는 경우가 많고,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수없어 고민하는 의원들도 있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도 화환과 경조비를 보내왔는데,당선시켜 줬더니 「깨끗한 정치」를 한답시고 아무것도 안보내니 이럴수가 있느냐는 분개하는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정바람속에 드러나는 정치부패의 현실을 보며 우리가 얻는 교훈은 유권자들이 깨끗한 정치가를 키우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지역구마다 유권자들 사이에 「국회의원으로부터 경조비 안받기 운동」이 벌어져야 한다.

국회운영위가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보완을 위해 시행중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한 의원의 90%가 『과다한 경조비나 화환을 규제해야 한다. 의원뿐 아니라 공직후보·지망생에게도 기부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제는 국회의원 윤리규범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고,시민운동으로도 다룰만한 과제다.

비단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되는 모든 경조비를 재검토해야한다. 국민들은 내가 받는 화환이나 경조비만 생각할게 아니라 전체를 봐야한다. 국회의원이나 장관의 화환이 놓여 있다는 것이 자랑이 아니고 부끄러움으로 인식돼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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