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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부른 군 부주의/여동은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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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부른 군 부주의/여동은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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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왜 이러나.인사비리·율곡사업 비리 등으로 군의 명예가 실추된 판에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19명이 사망하는 폭발사고까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군당국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사상자들이 후송된 인근 병원들과 사고현장을 통제했고 소식을 듣고 몰려온 가족들이 『명단확인이라도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으나 함구로 일관했다.

10일 하오 9시15분께 국군덕정병원에 중상을 입은 조카 오창수씨(25·인천 남구 만수1동)의 생사확인을 위해 이모부인 김모 현역 대령이 민간인으로 위병을 찾았다.

김 대통령 잠시 이야기를 나눈뒤 곧바로 들어가 환자상태를 확인하고는 돌아갔다.

그러나 10분뒤에 온 오씨의 아버지는 위병과 긴 실랑이 끝에 『허벅지에 가벼운 경상을 입어 응급치료를 받은뒤 수도 통합병원으로 후송됐다』는 말만 듣고 서울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때도 나머지 50여명의 민간인 가족들은 정문 초소에서 혹시 집으로 사상여부 연락이 왔는지를 시외전화로 확인하며 안전부절 못했다.

이들은 밤 12시께나 되어서야 병원측의 확인을 받았으나 수용된 병원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다 그나마 정확하지도 않아 또 한번 우왕좌왕했다.

군과 민간인의 관계에 「멀고 먼 다리」가 놓여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금기시되어온 군내부의 비리들이 속속 터져나와 군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던 가족들은 『군이 변한 것이 과연 있느냐』 『사고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 책임을 져야 하는 군당국의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직후 현장을 통제하던 한 군인은 『보직에 따라 보병·포병이 나누어져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보병출신이 포탄을 운반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며 동원훈련의 형식주의를 비난했다.

군부대의 기강해이와 평소의 무기취급 소홀,동원예비군 훈련의 문제점 등을 한꺼번에 드러낸 이번 사고의 수습과정은 군이 아직도 고쳐야할 것이 많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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