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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누크의 캄보디아/최해운 싱가포르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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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누크의 캄보디아/최해운 싱가포르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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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의한 합법정권의 출범과 함께 모처럼 찾아든 캄보디아의 평화는 특히 일본에 기쁜 소식이 아닐 수없다. 시비와 논쟁끝에 7백여명의 군대를 평화유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캄보디아에 파병한 일본의 속셈이 성공한 셈이다. 유엔의 평화노력을 총지휘한 유엔과도행정기구(UNTAC) 대표도 일본인 아카시씨이다. 일본은 UNTAC에 가장 많은 부담금을 내고 있고 캄보디아 전후복구에 많은 원조를 약속하고 있다.반면 캄보디아의 상황변화는 한국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서고 있다. 임시정부 총리에 취임한 캄보디아의 정치대부 시아누크공이 총선전날 거처하던 북경에서 프놈펜으로 날아올 때 타고 온 전세여객기에 북한의 인공기가 선명히 새겨져 있던 사실은 캄보디아에서 우리가 겪어야 할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시아누크와 북한의 김일성주석은 아주 절친한 사이다.

시아누크가 70년 론놀장군의 쿠데타로 쫓겨나 오갈데가 없던 어려운 시절 김은 그를 따뜻하고 정중히 대접했다. 시아누크가 지난 90년 출간한 자서전에는 북한은 그를 위해 특별히 호숫가에 궁전을 지어주고 연일 성찬을 차려주는 등 귀빈으로 예우했다고 적혀있다. 그는 오랜 북한체류생활덕에 김치맛까지 즐기게 됐다는 것이다.

시아누크는 집권당시인 60년대초 남북한 가운데서 한국정부만을 승인했는데도 김이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과 가족을 극진히 대해준데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술회하고 있다.

시아누크와 김의 이같은 밀착관계는 앞으로 한국과 캄보디아간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는 한국 외교의 입지를 어렵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난관이라도 극복하고 그곳에 파고들어야 한다. 그곳에는 석유 목재 보석 농수산물 등 많은 자원과 투자 및 수출시장 등 일본이 노리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경제적 이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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