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장만년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을 비롯한 각군 장성 6명의 상장(대장) 진급식 행사장에 중앙군사위 주석자격으로 참석한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이 입은 옷은 양복이 아닌 연회색 인민복이었다.강택민,이붕 등 제3세대 지도자들은 80년대 후반부터 공식석상에 인민복을 입고 나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양복이 상용화된 이후 제3세대 지도자들이 인민복을 입고 나오는 경우란 열이면 아홉이 긴장된 정국을 배경으로 했다. 89년 5월18일 조자양 당시 총서기와 이붕총리가 농성중인 학생들에게 해산을 설득하기 위해 천안문광장을 찾았을 때 그들의 복장은 모두 인민복이었다.
이틀뒤인 5월20일 이붕총리가 계엄령을 선포할 당시 입었던 복장 역시 인민복이었으며 같은해 6월말 13기 4중전회에서 총서기에 선출될 때의 강택민도 인민복을 입고 있었다.
천안문사태가 수습된뒤 인민복은 또 다시 공식석상에서 「희귀한 존재」로 돌아갔다.
물론 이번에 강택민이 인민복을 입고 나온 것을 두고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솥뚜껑보고 놀라는」 과민반응일 수도 있다. 같은날 있은 크로아티아 대통령 환영식장에서 강택민은 평소처럼 양복을 입고 있었다. 「제복의 행사장」에서 양복보다는 인민복이 어울릴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강택민이 이날 행사장에서 행한 연설은 전례없이 기강과 반부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긴장감」에 넘치는 내용이었다.
이 연설에서 『기율을 강화하지 않고는 혁명에서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모택동의 말이 『옛 홍군의 모습을 시종일관 지녀야 한다』라는 등소평의 말과 함께 인용,강조되었다. 또 반부패와 관련하여서는 「역람전현국여가 성유근검패유사」라는 당대 이상은의 시구까지 동원되었다.
인민복을 입고 행한 강택민의 이번 연설은 「경제과열」,「부패」가 경제성장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현 상황이 위기로 바뀔 수도 있다는 지도부의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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