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표적 한참 잘못” 일부 불만/「어깨」들 동원 취재막아 실랑이○…카지노업계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간 국세청은 9일 상오 10시를 기해 1차 조사대상인 워커힐·부산 파라다이스비치·인천 오림포스호텔 카지노에 조사요원 9명씩을 보내 관련자료들을 확보했다.
조사반은 이들 3개업소에서 트럭1대분 분량의 관련서류들을 각청 조사과로 옮겨 본격분석에 나섰다.
이날 세무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국세청조사요원들은 카지노에 대한 세무조사경험이 없는데다 카지노를 알지도 못해 각종 도박게임에 관해 딜러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기계를 직접 만져보는 등 기본지식습득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카지노업계 대부로 알려진 전낙원씨 소유의 서울 성동구 광장동 워커힐카지노에 파견된 세무조사반은 점심식사도 생략한채 워커힐호텔 지하1층 카지노영업장에서 직원으로부터 영업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4시간30분여동안 회계장부와 환전기록 등 관련서류 1백20박스 2·5톤트럭 1대분을 압수했다.
카지노업체측은 파견나온 조사반을 급히 지하2층 사무실로 인도하고 건장한 체격의 직원을 사무실통로에 배치,몰려든 취재기자들을 제지해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워커힐카지노 경리과장이라고만 밝힌 한 직원은 『국세청이 내사결과 어떤 단서를 잡고 본격 세무조사에 나온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순사무착오는 지적받을 수 있겠으나 탈세나 외화밀반출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애써 태연해했다.
세무조사반은 하오 2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이 기다리는 지하2층 사무실입구를 피해 지하3층 호텔납품장이 트럭을 대놓고 관련서류를 몰래 싣는 바람에 기자들과 숨바꼭질을 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카지노측 직원은 당초 『사무실로 들어가는 통로는 여기 하나뿐』이라며 통로를 막고 있다가 지하3층에서 관련서류를 실은다음엔 『지하3층은 호텔식당에 물건을 납품하는 곳으로 정상적인 물품운반통로』라고 둘러댔다.
카지노 영업장은 세무조사를 벌이는 지하 2층사무실의 긴장된 분위기와 달리 평상업무를 계속했는데 직원들은 본격적인 세무조사를 맞아 『이러다 언론에 보도된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게 아니냐』고 초조해 하면서도 『빨리 조사가 끝나 밝혀지고 과장된 소문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돼 관광수익사업에 종사하는 우리의 긍지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방국세청은 전낙원씨 소유의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카지노에서 매출장부,자금지출내역서,환전장치 등 주요 경리장부는 물론 인사기록카드,노무관리장부 등 참고서류까지 포함한 30여박스를 확보해 청사3동 조사과 별실에서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부산 지방국세청 관계자는 『평소 서류상으로는 하자없이 철저히 정리해 놓아 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겠느냐』며 성과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호텔측의 거래통장,지분소유자의 개인재산 취득과정 등을 역조사해 탈세 및 해외자금 유출 등을 추적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조사가 장기화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과 달리 『2개월 정도면 조사가 끝나지 않겠느냐』고 밝혀 이미 사전에 전씨 등 지분 소유자들의 동산 및 부동산을 어느정도 파악해 놓았음을 암시했다.
파라다이스호텔의 3백여 종업원들은 『지금까지 외화획득에 기여하고 있는 자부심으로 일해왔는데 암흑가의 불법소굴인양 인식돼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지경』이라며 크게 당황해했다.
특히 일부 종업원들은 『카지노도 슬롯머신과 같이 완전 폐쇄되는 것 아니냐』며 실직을 걱정하기도 했다.
○…세무조사가 전격적으로 실시되자 오림포스호텔의 간부들은 세무조사 요원의 일거수 일투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딜러 등 일반직원들은 담담한 표정들이었다.
이 호텔의 한 간부는 『당국의 표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간부는 『전낙원씨 같은 거물을 수사하려니까 81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오림포스를 끼워넣었다』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국세청은 청와대의 공식발표가 있은 후에도 구체적이고 명확한 언급이 없이 얼버무리는 태도를 보였으나 막상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는 사진촬영 장소 및 시간을 각 언론사에 자세히 알려주는 등 여론의 향배에 관심을 기울였다.
워커힐호텔 카지노조사에 투입된 서울청 조사2국은 부동산투기,불로·음성소득,호화사치생활자 등에 대한 세무사찰을 전문으로하는 기동타격대로 지난해 2월1일 창설됐으며 조사의 베테랑으로 구성되어 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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