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외화밀반출 비리 초점/“실소유자 파악이 해결단서”/가명계좌등 「유령」과의 싸움… 장기화될지도국세청이 9일 상오 10시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 등 3개 카지노의 회계장부 등 관련서류의 압수에 나섬으로써 「탈세·외화밀반출의 온상」 「치외법권적 탈법지역」이라는 카지노업계에 대한 세무조사가 본격화됐다.
국세청은 이날 이들 업체의 장부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 압수한 양은 2.5톤 트럭 1대분(라면박스 1백20개 분량)이었다.
이번 조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담당으로,조사2국은 음성·불로소득자 및 호화사치 생활자에 대한 특별조사를 맡고 있는 「기동조사대」여서 이번 조사의 성격이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정차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날 서울청은 1개 조사반 8명을 투입했는데 총지휘는 본청이 맡았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앞두고 상당한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그동안 카지노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어 「노하우」가 거의 없는 상태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업체들이 비교적 많은 세금을 내왔기 때문에 굳이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었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국세청은 카지노업체의 구조 및 자금흐름,세금납부 상태 등을 종합정리한 「카지노업체에 대한 과세자료」라는 자체 분석서를 만들어 「도상훈련」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이번 조사에 착수하면서 우선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출국금지 요청자의 범위다. 국세청은 조사대상 업체가 법인기업이어서 자금을 빼돌렸음이 확인될 경우에는 횡령에 해당돼 형사고발 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은 또 이번 조사가 예금계좌 추적 등에 의한 간접조사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어 장기화될 것이 확실해 그동안 관련자들이 해외로 빠져 나갈 경우 예상치 못한 조사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포항제철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관련자 2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와함께 국세청이 조사 초기단계에서 확실히 파악하려고 하는 부분이 이들 업체의 실지 소유자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즉 사실상의 주식분포 상태를 명확히 밝혀내야 탈세 및 외화밀반출 적발의 기본자료가 되는 자금흐름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뿐 아니라 세간에서 거론되고 있는 비호세력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이날 압수한 장부를 면밀히 검토,가명계좌 발견의 단서 찾기에 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세청의 일부 관계자들이 카지노업체의 탈세·외화 밀반출이 문제가 됐을 때부터 『정상적인 세무조사로는 절대 불가능하며 세무사찰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세청은 13개 카지노업체 가운데 3개소만을 우선 조사한데 대해 『이들 업체가 충분한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수입금액 측면에서 보면 이들 3개 업소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또 이들 업소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나머지 업소의 대부분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어 나머지 업체가 도저히 시간상의 이점(나중 조사)을 살릴 수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 조사에 착수하면서 조사기간은 일차적으로 60일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에서 보듯 몇차례의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한 국세청의 최초의 유일한 의견일치는 「장기화」다.
사전투서나 제보가 전혀 없었을뿐 아니라 가명·차명이라는 「유령」과의 끝없는 싸움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카지노에 대한 세제상 문제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지노에 대한 일차적인 세금인 특별소비세의 경우 1인당 2천원을 징수하고 있지만 금액이 적을뿐 아니라 업소측에서 고객들을 단체로 모집하고 있어 세금징수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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