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한양그룹 배종렬 전 회장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로 구속키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한양그룹을 부실화시켜 엄청난 경제·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배 전 회장에 대해 검찰이 사법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을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엄정히 처리,『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살아남는다』는 우리 기업 풍토의 해묵은 악덕을 척결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기업의 부침은 당연하다. 오늘날과 같이 불확정 요인이 많은 기업환경에서는 기업이 침몰할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실패 그 자체에 대해서 사회가 시비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기업인이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했으나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의해 실패하는 경우에 할 수 있는 얘기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기업풍토에서는 이러한 사례는 많지 않다. 정경유착,투기,과욕,무모한 모험 등 불건전하거나 현명치 못한 경영관행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통탄스러운 것은 기업의 기사회생이 불가능하거나 도산이 임박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기업의 자산을 빼돌려 차명 또는 가명으로 별도의 기업을 세우거나 부동산 및 증권투기,예금 등으로 도산이후에 대비하는 악덕기업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등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상한 것은 기업인들,특히 대기업의 소유·경영주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반사회적 반기업적 악덕행위에 대해 문책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기업이 망했다해도 비리와 부정이 있으면 이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한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검찰의 배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배 전 회장은 상당한 불법,비리,부정 등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3월께부터 지난 4월까지 한양의 상시근로자 4천7백명과 일용근로자 2만여명의 노임·상여금·퇴직금 등 모두 2천38억원을 체불했으며 아직도 3백58억원이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지난 1년동안에 산재 사상자가 사망 15명을 포함,모두 1백73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안산,평촌 등 신도시에 건설한 아파트의 부실공사로 많은 물의가 일고 있다.
그밖에도 배 전 회장은 제3자 명의로 1백70필지 28만4천8백여평의 부동산을 1백42억원에 매입했고 또 친인척 명의의 관련회사에 24억원 상당의 주식을 출자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들 자금이 회사돈이라면 그에게는 업무상 횡령혐의가 추가된다.
한양의 총부채는 1조9천억원,이중 9천여억원을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이 물려 주공과의 한양 인수계약을 원만히 매듭짓는다해도 은행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돼 있다. 제2의 한양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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