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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읽기·끝내기 “신의 경지”/「무서운 10대」 이창호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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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읽기·끝내기 “신의 경지”/「무서운 10대」 이창호 누구인가

입력
199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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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때 시작… 국내 타이틀만 9개아직 여드름 투성이인 「10대기사」 이창호 6단이 세계 최대 기전인 동양증권배를 2연패해 세계정상의 기사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신의 경지에 다다른 끝내기와 수읽기,「태산」같은 평점심의 소유자 이창호. 그에겐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그는 명인 등 아홉개나 되는 타이틀 만큼이나 별명이 많다. 「신산」과 「돌부처」가 그의 기풍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별명이다. 18세인 그는 바둑판앞에 앉으면 늘 「흰수염을 쓸어내리는 도인」이 된다. 그리고 한 수도 틀리지않는 신같은 수읽기로 판을 마무리한다. 『20세까지 정상에 오르는 것이 조훈현스승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6년 제54회 입단대회를 통해 수졸(초단)의 반열에 올랐을 때 그가 밝힌 입단 소감이다. 이 소감은 당시 11세이던 그가 철없이 내뱉은 말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는 입단한지 6년이 지난 92년 약속을 3년이나 앞당겨 지켰다. 지난해 제3회 동양증권배에서 임해봉9단을 꺾고 세계 정상에 우뚝 솟은 것이다.

그는 75년 전주에서 금은방을 경영하는 부친 이재용씨(47)와 채수희씨(45)의 3형제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가 바둑을 처음 접한 것은 전주 사대부속국민학교 2학년때인 83년 할아버지 이화춘옹(88년 작고)을 따라 바둑 돌을 놓으면서부터다. 그는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운지 1년도 못돼서 스승들이 두손을 들만큼 기력이 급성장했다.

이때 그의 인생은 프로바둑으로 결정됐고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서울 바둑지망생들을 가르치던 전영선6단의 가르침을 받게된다.

그뒤 제자를 물색하던 조치훈9단이 소년의 기재가 범상치않다고 판단,그를 자신의 집안에 들였다. 「호랑이 새끼」를 집에 들인 격이었고 숙명적인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었다.

조 9단의 내제자로 입문한지 만 2년째되던 86년 이창호는 11세 나이로 당당히 프로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89년 1월에는 최고위도전 3국서 스승인 조 9단을 처음으로 꺾으면서 바둑왕으로 등국했다.

『이창호의 바둑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우수한 두뇌,인내심,담력,바둑에 필요한 천혜의 조건을 갖췄지만 이것이 오늘의 이창호를 만든게 아니다. 노력의 산물이다』 스승 조훈현의 증언은 그래도 참한 편이다. 이 6단에 당해본 프로정상급들의 평가는 처절하다.

『10년후의 이창호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91년,무궁정수)

『창호앞에 앉으면 모든 것이 빨려 드는 것같다. 그의 몸속엔 무한한 힘이 있다』(서봉수)<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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