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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외화도피 집중 추적/카지노 베일 벗겨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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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외화도피 집중 추적/카지노 베일 벗겨지려나

입력
199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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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과정 비밀 정관 밀착의혹/불법단속·세무조사 사각지대/매출액등 허위신고해도 확인 못해/국세청,자금흐름 포위망 조사방침▷국세청 조사방향◁

서울 워커힐호텔,인천 올림포스호텔,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비치호텔 등 3개 호텔 카지노에 대한 국세청의 본격적인 특별 세무조사는 ▲탈세여부 ▲외화 및 재산의 해외도피여부 ▲카지노를 통해 들어온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의 부동산 투기여부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업계는 연간 매출액이 9천억원이 넘는데도 그동안 본격적인 세무조사 한번 받은 적이 없으며 실제 매출액과 신고액도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의 경우 지난해 국세청에 신고한 매출액은 6백10억여원이었으나 매출액으로 추정될 수 있는 환전액과 재환전액의 차이는 1천1백억여원이었다.

또 국내 카지노업계가 해외사무소를 통해 거액의 외화를 불법으로 빼돌린 사실이 최근 재일동포의 송금영수증으로 확인됐다. 카지노에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들어온 외화중 일부가 국내 대리인을 통해 부동산투기 자금 등으로도 유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자금의 흐름파악,즉 어느 정도의 자금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빠져 나갔는지를 밝혀내는데 초첨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들 업소에 대해 이미 내사를 통해 상당한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그동안 『음성·불로소득자 및 호화 사치생활자에 대해서는 연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강조해왔고 이번 조사착수의 근거로 「호화 사치성업소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들었다. 또 카지노업계 세무조사 실시의 확인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파악한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는데 총력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국세청이 가장 중점을 두는 조사방법은 은행 등 금융계좌의 추적이다.

국세청의 고위관계자는 『이들 업소는 장부가 거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세무당국에 신고한 자료와 일치되게 맞추어 놓았을게 뻔하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들 업종의 특성상 비밀장부는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들 카지노업체가 법인기업으로 돼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지 자금흐름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세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부가 아무리 완벽하다 하더라도 증거는 남아있게 마련이며 돈세탁이 아무리 정교해도 허점은 있게 마련이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국세청으로선 금융계좌 추적을 중심으로 한 「간접조사」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즉 장부 압수·조사라는 전통적인 방법에 치중을 두기보다는 역추적 등을 통한 「포위망 작전」을 사용할 것이라고 국세청을 밝히고 있다.

국세청의 조사가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 90년 슬롯머신업체의 정덕진씨 탈세사건을 조사하는데 6개월이 소요됐다』고 전제하면서 이번 경우는 그 당시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이상호기자>

▷카지노 실태◁

국세청이 카지노업계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감에 따라 베일에 싸여있던 카지노의 각종 불법행위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영업중인 카지노업소는 지난 64년 첫 개설된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비롯,부산 파라다이스 비치 인천 올림포스 속초 설악파크 속리산 관광호텔 경주 코오롱 제주 칼 그랜드 남서울 오리엔탈 하얏트 신라호텔 카지노 등 모두 13개.

특히 그동안 개설 및 영업갱신 허가과정 자체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왔고,막대한 매출규모 때문에 정·관계와의 유착의혹이 강하게 제기돼왔다.

법규에도 없는 「1시도 1카지노」라는 원칙을 적용,전체 13개 카지노중 「알짜배기」 카지노 5개를 특정인이 장기 소유하는 등 현 업주들의 독점적 위치를 보호해왔던 점은 「관광외화획득」이라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카지노가 운영돼왔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정부가 신규 또는 허가갱신을 불허키로 해 앞으로 없어질 슬롯머신은 1회 1백원을 걸지만 카지노는 최소 2천원에서 최고 1백만원짜리 칩 5종을 사용,도박규모가 엄청나다.

관광업계 추산에 의하면 지난해 카지노 고객은 3백20여만명. 주말에 특히 많은 고객이 몰려 업소측은 게임테이블을 마구 늘려 영업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만 출입을 허용토록한 법을 어기고 엄연히 내국인인 교포들을 주로 끌어들여 불법 영업을 해왔으나 단속권자인 경찰의 단속은 단 한건도 없어 법이 사문화되다시피한 상태다.

카지노의 환전상은 외화를 원화로 바꿔줄 때 외국인이 소지한 외국환등록증·송금영수증 확인의무와 1만달러 이상되는 환전이나 재환전을 국세청에 신고해야하는 의무가 없어 「관광외화회득」이라는 우산속에 가린 「성역」이나 다름없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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