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카지노 파문이 연이어 우리 사회의 병적인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인간의 본능적인 승부의식과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황한 탐욕을 교묘하게 자극하는 이른바 이들 사행산업이 철퇴를 맞게 된 것이다.
우리 주변엔 이와 비슷한 사행산업으로 경마를 비롯,각종 복권이 인기를 끌고 있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내년부터 경륜을 95년부터는 경정을 시행할 계획으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이들은 요행을 바라는 인간의 본능을 이용,얻어진 수익금을 공공부문에 지원함으로써 국가재정의 보조역할을 한다는 이유 등으로 사회적으로 묵인되고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슬롯머신업계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부터 경마장에는 매출액 및 내장객 수가 큰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슬롯머신업소들이 대부분 휴·폐업상태에 들어가며 이에 관여했던 사람들과 사행심의 돈이 경마장으로 흘러들어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고액베팅이나 상습 경마꾼에 의한 부정획책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행을 앞둔 경륜에 대해서도 그동안 사행심 조장과 유해환경 조성 등의 문제로 시민공청회를 개최한바 있는 송파구청과 경실련이 다시 반대의견을 높이고 있다. 이에 체육진흥공단에서는 슬롯머신의 불똥이 자칫 경륜사업 진행에 큰 불씨가 될까 전전긍긍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행심은 막을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그리고 본능에 기인한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근대국가의 책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슬롯머신이 전적으로 개인이 운용하며 승률조작까지 일삼는 투전놀이 판인데 반해 이들 공용경주사업은 스포츠를 통해 여가를 즐기며 여기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은 공익사업을 지원할 자금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무튼 한국마사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슬롯머신사건이 가져다준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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