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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길다/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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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길다/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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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의 과천행이 잦은 편이다. 취임 1백일을 맞으면서 벌써 5번째이다.정부의 주요 경제부처들이 과천 종합청사에 몰려있어 대부분 이곳에서 열리는 경제장관 회의에 직접 참석키 위해서다. 자신의 집무실인 청와대로 11명의 경제장관들을 일일이 부르는 번거로움과 권위를 피하고 경제행정의 현장을 찾아나서는 배려와 격의없음이 인상적으로 비치고 있다. 경제대통령에 걸맞게 경제에 묵직한 비중을 두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4일의 경제장관 회의에서 YS(역시 「김 대통령」보다는 훨씬 거리감이 줄어드는 말이다)는 미리 준비한 자료도 없이 최근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물가불안기미,아직도 겨울잠을 다 떨쳐버리지 못한 설비투자 등에 관해 신중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실질적으로 「경제대통령」 면모가 몸에 배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YS의 잦은 과천행을 맞이하는 쪽인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홍재형 재무장관,김철수 상공부장관 등 경제장관 회의실의 참석자들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표정들이다. YS를 직접 대하는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경제부처의 관료 대부분이 그렇다. 최고 통치자의 각별한 관심을 면전에서 대하다보면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제활성화의 구체적 성과가 하루빨리 가시화되기를 바라는 조바심이 일게 마련이다.

바로 이 대목에 대사를 자칫 그르칠 여지가 있다. YS로선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과 신경제팀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경제장관 회의실을 찾는데 비해 받아들이는 쪽에선 단기 성과에 대한 기대와 압력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갖은 수단을 동원,성장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물가가 엄청 뛸 것이고 결국 경제는 더욱 망가질게 뻔하다. 아직 성과가 더디고 물가불안이 남아있는 상태이므로 YS와 경제장관들간에,또 경제장관들과 경제부처 관료들 사이에 결과에 대한 조급성을 배제하려는 확인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는 길다. 경제는 유장하다고 경제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장강의 홍수를 막기 위해선 상류의 실개천에서부터 식수로 다스려야 하듯 경제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성급함을 자제하고 차분히 꾸려나갈 때다. YS와 신경제팀 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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