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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특수대 무용론/하종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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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특수대 무용론/하종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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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대를 아예 없애버리자』우리 경찰의 위상을 한마디로 함축한 말이 이 특수대 무용론이다. 특수대는 경찰청의 형사국 수사2과를 말한다. 치안본부 시절의 특수수사2대에서 명칭인 바뀐 수사2과를 경찰은 물론 경찰조직을 아는 이들은 아직도 특수대라고 부른다. 수사2과보다 부르기 쉽고 무게도 실리는 탓이다.

수사2과는 경찰청장의 하명사건이나 청와대·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의뢰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수사한다.

최근 처리한 사건만도 현대중공업 비자금사건·경원학원 입시부정사건·신길룡경정 폭로사건을 비롯,현재 수사를 진행중인 경우회의 기흥골프장 변칙양도사건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들이다.

그런데 특수대 무용론이 경찰청 고위간부는 물론 많은 경찰관들 입에서 잊을만하니까 생각났다는듯 되풀이 흘러나왔다.

1주일간 기흥골프장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 4일 이상달씨에 대해 1백34억여원을 착복한 업무상 배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영장발부를 기정사실화했던 수사2과는 서울지검 특수부의 한 검사로부터 7개 항목 조사를 실시하라는 재지휘 지시를 받고 이틀동안 보충수사를 펴 6일 영장을 재신청했다.

이 검사는 공식적인 재지휘 사유외에 『입원중인 이씨를 굳이 빨리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밝혔다 한다.

그렇다면 경찰은 전 치안총수 5명이 연루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과 사전조율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아니면 일부의 표현대로 『검사가 경찰사건을 한번 틀어본 것』이란 말인가.

『15만 경찰의 최고 수사기관이 검사 1명의 말 한마디에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해야하겠다. 어이없다』라는 것이 특수대 무용론의 배경이다.

결국 특수대 무용론은 자포자기 심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경찰은 앞으로 세련된 수사,검찰과의 협의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하겠다. 더구나 이번 수사는 경찰의 자정능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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