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속속 확인… 규모 “천문학적”/“혐의자 소환… 결과보면 놀랄 것”새정부 출범이후 감사원이 추진한 집중사업이었던 율곡사업 특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종구 전 국방장관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5억원대 이상 뇌물수수 등 6공 군실세들의 각종 비리가 봇물 터지듯 드러나고 있다.
군수뇌부의 엄청난 뇌물수수사실이 점차 밝혀지자 감사원 주변에선 『율곡사업 감사가 새정부 출범이후 최고의 사정성과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4월27일 감사원이 전격적으로 율곡사업 특감 착수를 발표할 때만해도 감사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던 것을 볼 때 엄청난 반전이다.
『회계장부나 살펴보는 감사관들이 고도의 전문분야를 어떻게 파헤칠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 전망에서 『구입계약 서류가 온통 영어·독일어 투성인데 해석이나 제대로 하겠느냐』는 국방부 주변의 냉소적인 투털거림은 이제 『이렇게 파헤치면 군이 흔들린다』는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
○…「감사관=어금니」로 비유될 만큼 입이 무거운 감사원 관계자들은 6월들어 『감사결과를 보면 기절할 것』이라며 율곡사업 특감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음을 곧잘 얘기하고 있다.
14명에 대한 예금계좌 추적,수억원대의 뇌물수수 확인 등의 보도에도 관계자들은 『너무 빠르다』고 얘기할뿐 애써 부인하진 않는다.
감사원은 당초 예정대로 오는 12일 국방부에 투입된 43명의 감사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외형적으로 감사를 마치고 감사결과 보고서 작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통상 2∼3개월씩 걸리던 감사결과 발표도 이번엔 늦어도 7월까지 마칠 방침이다.
또한 5국에서 별도로 진행중인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연루자 14명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한뒤 금주부터는 이종구 전 국방장관을 시작으로 관련자들을 단계적으로 소환,이달중으로 모두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율곡사업 자체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건국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며 군이란 성역의 그늘아래 있었던 만큼 일반 부처에선 상상하기 힘든 예산낭비·절차무시·자의적인 업무추진·맘모스규모의 뇌물수수 등 온갖 문제점이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고 말한다.
뇌물수수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감사관이 『2억1천만원의 뇌물수수로 구속된 김종인의원이 「나는 그래도 6공 실세중 가장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한 의미가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을 정도로 뇌물수수 역시 천문학적 규모로 보인다.
○…검찰 등 일반 사정기관과 달리 감사원은 피감사기관의 휴일 보장을 위해 휴일에는 쉬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 관례도 율곡사업 특감기간에는 무시됐다. 감사와 관련된 인사들을 무더기 출국금지한 일도 전례없는 일.
현충일이자 일요일인 6일에도 감사원에는 상오 7시40분 백승우 제5국장이 출근한 것을 시작으로 특감반장인 정민주 심의실장 등 감사관계자들이 모두 출근해 막바지 감사에 바쁘게 움직였다.
일선 감사관들은 국장들이 『집에서 쫓겨나겠다』고 농담섞인 걱정을 던질 만큼 야근은 물론 일요일에도 열성이다.
상오 11시께는 이회창 감사원장과 황영하 사무총장도 어김없이 출근해 점심시간을 지나서까지 율곡사업 관련자들과 뇌물수수 혐의자 소환일정 등을 숙의했다.
이날 감사관들은 물론 이 원장도 평소처럼 구내 식당의 김치·김칫국·짠지가 전부인 1천2백원짜리 식사로 점심을 때우며 감사원 개원이래 최대의 사건에 전력을 쏟았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