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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민곁으로”/어제 전국검사 소양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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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민곁으로”/어제 전국검사 소양교육

입력
1993.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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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시대 새출발” 다짐5일 상오 9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 3층 대회의실에는 전국 지검·지청검사 2백80여명이 모여 문민시대 검찰의 역할 등에 관한 소양교육을 받았다.

이같은 형식의 교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히 있어 왔지만 이번 교육은 검찰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고검장급 3명의 사표를 몰고온 슬롯머신 파동후여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토요일에 하오까지 8시간이나 교육을 한 것도 처음이다. 「문민시대의 검찰 자세와 역할」이라는 주제로 대검이 주관한 이번 교육의 분위기는 진지했다.

김상희 대검 기획과장의 과정소개로 시작된 교육에는 서강대 박홍총장 「신한국 창조를 위한 공직자의 자세와 역할」,서울대 강광하교수의 「신경제의 내용과 공직자의 역할」,김성남변호사의 「재야에서 본 검찰의 문제와 개선책」 등의 주제강연이 계속됐다.

그러나 「신한국 창조」라는 30분짜리 영화관람을 포함,8시간 가까이 진행된 교육은 「여느 관제교육과는 다른 분위기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갑자기 일정을 조정해 끼워넣은 검찰 총장 격려성 특강도 돋보였다.

박종철 검찰 총장은 이날 낮 12시45분께 도착,20여분간 검사들을 격려한뒤 구내식당에서 함께 해장국을 들고 『제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은 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자』고 당부했다.

박 총장은 또 슬롯머신사건으로 고검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시련을 겪은뒤 형성되고 있는 난기류를 박차고 새출발하자고 강조했다.

특강과 식사를 마칠 때까지 행사장 주변에는 숙연함이 계속됐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날 하오 강연에서 권력의 도구가 되는 경향과 계급주의에 따른 부작용 등 검찰의 문제점을 적시한뒤 검찰이 권위를 스스로 높이고 연고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공감을 받았다. 참석자중 어느 한사람도 이같은 지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어 진행된 분임토의에서는 「공복의 자세로 돌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검찰이 되자」 「외부인이 제공하는 향응에는 일체 참석지 말자」 「피의자나 참고인들에게 고압적 자세를 버리고 친절하게 대하자」는 등 자성의 발언이 쏟아졌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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